아라리오갤러리는 부지현 작가의 개인전 “더 홈”을
12월 14일까지 서울지점에서 개최한다.
부지현(b. 1979)은 이번 전시를 위해 구상하고 제작한 대규모 설치작품 〈더 홈(The Home)〉을 통해 생명의 발원지이자 궁극적인 안식처, 나아가야
할 목적지로서의 의미를 포괄하는 공간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그가 꾸준히 사용해 온 폐집어등, 금속 구조물,
거울을 결합한 설치작품은 공간 내에서 빛의 움직임을 받아들이고 반사하며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빛과 어둠, 형태와 여백은 낯설면서도 안락한 균형을 이루며, 일상적인 시공간을 새롭게 감각하도록 만든다.
부지현의 작품의 중요한 주제인 ‘이동’은 빛, 공간, 시간의 움직임으로 표현된다. 전시실 입구를 가득 채운 대형 타원형
거울은 작품이 설치된 공간과 그 너머를 연결하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허물어 공간의 확장 및 또 다른 장소와의 연결성을 체험하게 한다.
금속 조각들로 결합된 대형 구조물은 우주선의 엔진을
연상시키는데, 이는 전시장의 시공간 속에서 동적으로 변화하는 상징적 형태로서 작동된다. 장소의 바깥으로부터 안쪽으로, 깜빡이는 불빛이 신호처럼 이어지며
다음 행성으로 향하는 항해의 여정을 암시한다.
구조물 중앙에 집적된 폐집어등은 제주 출신의 작가가
유년기부터 보아 온 사물이자 작품세계의 중심을 이루는 소재이다.
켜지고 꺼지는 빛의 패턴은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이는 단순한 장소
개념을 넘어 장소 간 이동에서 경험하는 감각과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기억, 정서적 연결성을 빛으로 시각화한
결과물이다.
관객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기억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향하는지,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성찰하게 된다.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