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는 박진아 작가의 개인전 “돌과 연기와 피아노”를 내년 1월 26일까지
서울점 K2와 한옥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미술관
전시장, 레스토랑 키친, 피아노 공장 등을 방문, 카메라 렌즈를 통해 포착한 장면들을 유화 물감과 수채화 물감으로 화폭에 재구성한 신작 40여 점을 선보인다.
박진아는 로모 카메라를 보조 도구로 활용해 제작한 〈로모그래피〉 연작(2004–07)을
선보인 이래 줄곧 대상이나 행위, 사건에 천착하지 않는 회화적 과제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지극히 일상적인 사건을 비가시적인 차원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회화적 사건으로 귀결시키는 작업에 몰두해왔다.
이번 전시 출품작들은
모두 실내의 장면들을 묘사하고 있으며, 각 장면은 전문성을 띠고 각자의 업무에 몰입해 있는 인물들을
구사한다. 전시 제목 ‘돌과 연기와 피아노’의 돌, 연기, 피아노는
각각 스쳐 지나기 쉬운 평범한 대상을 지칭하는 일반명사들이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직접 방문하고
촬영해 작품 배경이 된 세 가지 장소, 즉 미술관 전시장, 레스토랑
키친, 피아노 공장을 순서대로 지칭하는 제유(提喩)적 표현이다.
이번 전시는 박진아가
드로잉과 회화, 구상회화와 추상회화, 그리고 사진과 회화
사이에 존재해 온 전통적인 경계선들을 허물고 표면적으로 매끄러워 보이는 회화면 안에 이질적인 간극을 만들면서 ‘회화성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그만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과 다름없다.
자연주의적 화법이 카메라
렌즈의 왜곡과 작가의 회화적 실험으로 요약되는 몇 차례의 횡단을 거치면서 전혀 다른 회화적 언어와 문법으로 돌아오고, 그로 하여금 오롯이 회화성을 탐구하는 치밀하고 의도적인 그리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전시장을 가득 메운 ‘붙들린’ 현재진행형의
스치듯 지나가는 순간들을 통해 회화성을 고찰하는 기회를 갖기를 권한다.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