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b. 1964) 작가의 개인전이 8월 26일부터 10월 14일까지 BB&M에서 진행된다.
이불 작가는 초기 대표작 ‘사이보그’ 시리즈와 퍼포먼스 <낙태> (1989)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성과 신체의 맥락에서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작품을 선보이던 작가는 점차 초기 작품의 경향에서 확장된 탐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테크놀로지 시대에 대한 사유를 기반으로 ‘진보주의 프로젝트의 붕괴와 그 흔적’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설치작 한 점과 추상 회화 ‘Perdu’ 연작 7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설치 작품 (2023)는 기술적 합리주의의 약속과 그 붕괴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품을 이루는 거대한 은색 풍선 형태는 기계의 표면을 상기시키는 듯하지만, 서문에 따르면 이는 동시에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물질로 인해 발생한 오류와 역사적 트라우마들과 연결된다. ‘Perdu’ 연작에서는 여러 색의 파편들이 겹겹이 쌓여 있고, 그 사이사이에서 자개 조각이 빛난다. 작품 명 ‘Perdu’는 프랑스어로 ‘잃어버린’이라는 뜻을 갖는데, 작가에 따르면 이는 최전방에 배치된 군인들을 가리키는 용어이기도 하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불 작가의 대표 작품들에서 나아가 2023년 최신작들을 통해 작가의 확장된 작업 세계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