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ve Environments” Poster image ©Perigee Gallery

페리지갤러리는 35세 이하 젊은 작가에 주목하는 기획전 프로그램 ‘Perigee Unfold’의 2024년 전시로 김의선, 신디하, s.a.h(심유진, 한지형) 작가가 참여하는 “활동적인 풍경”을 9월 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기후위기의 현실을 목도하며 근미래의 디스토피아와 그 너머의 새로운 풍경에 관한 상상을 토대로 구성되었다. 본 전시에서 환경은 우리가 ‘자연’이라 칭해온 환경과 오늘날의 세계를 형성하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근미래의 풍경을 그리는 이번 전시에서 자연과 인공물, 물질 세계와 온라인 세계의 풍경은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은 채 서로 얽히며 연출된다.

신디하는 동식물을 비롯한 비인간 존재의 건축술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더 나아가 스스로 건축하는 물질을 상상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석회동굴과 오래된 콘크리트 건물을 겹쳐 바라보며, 건물 지하에서 자라난 시멘트 종유석과 석순의 모습을 설치 미술로 선보인다.

그리고 유기적인 재료 연구를 해오면서 예민하고 가변적인 재료를 주로 다뤄온 김의선은 묽은 흙이 그물망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서서히 건조되는 조형 작업을 선보임으로써 미세하지만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유기체의 ‘늘어진 긴장 상태’를 감각할 수 있도록 한다.

한편, 이미지의 세계와 현실 세계가 중첩되는 지점을 주의 깊게 사유해 온 s.a.h는 온라인 게임을 매개로 이미지 과부하 시대의 폐허를 상상한다.
이번 전시의 작업들이 공유하고 있는 키워드는 ‘세계 (만들기)’이다. 현 세계의 면면을 감각하고 근미래를 상상하며, 폐허가 되어가는 풍경을 ‘저 너머’가 아닌 현실로 직시하고 그 폐허에서 나타나게 될 새로운 움직임을 가늠해보면서 공존의 미래를 조금 더 연장할 수 있는 단서를 찾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