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r image of “Walking Korea: Cut Pieces” ©The WilloW

더 윌로는 독립기획자 임수영이 기획하고 퓰리처상 수상 저널리스트이자 내셔널 지오그래픽 펠로우인 폴 살로펙(Paul Salopek)이 협업한 그룹전 “Walking Korea: Cut Pieces”을 내년 1월 5일까지 선보인다.

“Walking Korea: Cut Pieces”는 폴 살로펙이 11년 넘게 인류의 발자취와 이주의 역사를 걸음으로 기록해 온 ‘Out of Eden Walk’ 프로젝트에서 출발한다. 이번 전시는 횡단의 여정을 저널리즘이 아닌 전시의 언어로 해석하고 서술하기를 시도하며, 여섯 명의 국내외 작가(김옥선, 김영래, 손현선, 알렉산더 우가이, 전진경, 차지량)들의 작업을 소개한다.

전시는 함께 걷는 여정을 '가위질'에 비유한다. 대륙을 관통하며 성실하게 시간과 대지를 오려내는 움직임, 그리고 ‘앞’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마주한 개인과 공동체의 삶에 깊숙이 침투해 이를 글로 소통하는 방식은 끊임없이 날과 날을 교차시키는 과정으로, 예술 하는 사람들의 실천과도 닮아 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주변으로 밀려 나간 사회의 지형도를 섬세하게 도려내 조명하거나 허구적 서사를 통해 시간의 층위를 가위질하고, 도구의 기능을 잘라내어 어색한 것들과 조합해 보며, 현실에 베인 상처에 집중해 본다.

전시는 쉼 없이 이주하는 물류와 자본의 통로인 경동 시장에 위치한 ‘더 윌로’에서 새로운 지형을 이루고, 울퉁불퉁한 이 지형의 윤곽을 더듬으며 같이 걷고, 길 잃으며, 잠시 멈추어 서 보길 제안한다.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