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Paranoia Paradise” ©Atelier Hermès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아티스트 듀오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의 개인전 “파라노이아 파라다이스”를 내년 2월 2일까지 개최한다.

2004년 공동작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 20년간 국내외 전시활동을 통해 예술의 다양성과 자유로움에 대한 인식을 확장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60점에 달하는 신작들로 그들만의 비범한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Installation view of “Paranoia Paradise” ©Atelier Hermès

한국과 독일 태생으로 제3국인 프랑스에서 만나 공동 생활과 작업을 이어오는 작가는 혼성된 언어와 문화적 경험을 근간으로 예술의 순수성이나 위계, 규범을 무효화하는 작업세계를 펼친다.

이들에게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사물과 이미지들은 특정한 시공간 속에서 문화적 전형성을 지녔던 흥미로운 존재들인데, 애초의 용도나 맥락에서 벗어나 작가들의 손에 맡겨짐으로써 새로운 예술적 삶의 영역에 들어선다.

일견 이질적인 오브제들의 집산으로 보이는 작품들은 예술과 삶의 간격을 없애려 한 다다이즘이나 플럭서스의 후예로서 ‘레디 메이드’의 소산이지만, 김 & 마스의 경우, 정성 어린 예술적 조정이 개입된 ‘핸드 메이드’ 조각의 면모 또한 갖춘다.


Installation view of “Paranoia Paradise” ©Atelier Hermès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가 다루는 사물과 이미지들은 미술사에서부터 키치나 대중문화의 산물, 의식주와 관련된 일상용품과 남녀노소의 여가 물품에 이르기까지 한계가 없다. 그 하나하나는 대사작용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는 인체의 각부분과 부산물들처럼 위계 없이 공존한다.

전시에는 피카소나 헨리 무어의 변형된 작품과 함께 자수로 표현된 미니 마우스와 영어로 쓴 붓글씨 병풍, 코딱지 드로잉 등이 즐비하다. 풍자와 유머의 감각을 공유하지만 결코 하나의 의미로는 규정되지 않는 작가의 작품들을 사물들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무의식이나 초현실 세계로 나아가기 보다는 서늘한 현실 감각을 일깨우는 경험을 가져다 준다.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