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개최한 ‘한국 미술 시장 결산 컨퍼런스’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미술 시장 규모는 약 9223억 원에 이르렀으며, 이는 2020년의 3291억 원, 2019년의 3812억 원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국내 미술 시장은 2007년 3년만에 6000억 원대까지 올라갔지만 이듬해부터 급격히 감소한 바 있다. 이러한 선례가 있었던 까닭에 미술 관계자들은 2021년 국내 미술 시장이 급성장을 이루자 올해 시장 정세를 더욱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Exhibition view of "Zhao Zhao Solo Exhibition : Parallel Affinity" at Tang Contemporary Art, Seoul. ©Tang Contemporary Art.
그러나 지난해의 호황이 2007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도 많다.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아시아 미술 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 미술 시장을 매력적으로 바라보는 해외 갤러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트 페어인 프리즈의 국내 진출과 함께, 많은 국제적인 갤러리들이 지난 2년 동안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한국에 진입했다.
올 상반기에는 중국의 탕 컨템포러리 아트, 뉴욕의 글래드스톤 갤러리, 베를린의 페레스 프로젝트가 서울에 문을 연다.
Exhibition view of "Zhao Zhao Solo Exhibition : Parallel Affinity" at Tang Contemporary Art, Seoul. ©Tang Contemporary Art.
아시아에서 가장 큰 현대 및 동시대 미술 전문 갤러리 중 하나인 ‘탕 컨템포러리 아트’가 서울 청담동에 둥지를 틀었다. 얼마 전까지 송은 아트 스페이스였던 건물의 한 층에 위치한 갤러리는 변형이 가능한 150평 규모의 넓은 전시장을 갖추었다.
1997년 방콕에서 처음 문을 연 탕 컨템포러리 아트는 현재 베이징에 2개, 홍콩에 1개, 방콕에 1개, 그리고 최근 문을 연 서울 갤러리까지 총 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전시 기획 프로젝트와 기관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현대 및 동시대 미술가들을 해외 관객들에게 널리 소개하고 있다.
해당 갤러리는 여러 해외 작가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아시아계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소속 작가로는 중국 작가인 아이 웨이웨이(b. 1957), 아르헨티나 태생의 태국 예술가 리크리트 티라바니자(b. 1961), 베이징에 기반을 둔 듀오 쑨위안(b. 1972)과 펑위(b. 1974)가 있다.
서울 지점의 첫 번째 전시로는 반권위적이고 도발적인 작풍으로 잘 알려진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중국 작가인 자오자오(b. 1982)의 개인전이 4월 16일까지 진행된다.
Gladstone Gallery, Seoul. © 2022 Gladstone Gallery.
이달 말 청담동에 또 다른 해외 갤러리가 문을 열 예정이다. 뉴욕과 브뤼셀에 4개의 지점과 함께 로스앤젤레스에 사무소를 둔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서울 지점을 통해 아시아 지역에 진출할 예정이다.
1980년에 설립된 글래드스톤은 스위스 출신의 우고 론디노네(b. 1964), 미국의 알렉스 카츠(b. 1927)와 이안 쳉(b. 1984) 작가를 포함한 다수의 저명 예술가를 소속으로 두고 있다.
또한 글래드스톤은 미국의 영화 제작자이자 조각가인 매튜 바니(b. 1967)의 첫 뉴욕 개인전을 1991년에 개최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매튜 바니는 1993년 제45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유로파 2000’상과 1996년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첫 ‘휴고 보스상’을 수상한 바 있다.
글래드스톤의 서울 지점 개관전으로 프랑스의 동시대 예술 작가인 필립 파레노(b. 1964)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파레노는 장소 특정적 설치 작품, 영화, 퍼포먼스, 드로잉, 텍스트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며, 시간 개념을 확장하는 작업을 한다. 개관전 다음 전시로는 휴고 보스상의 수상자이자 한국계 미국인인 개념 예술가 아니카 이(b. 1971)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Exhibition view of Ajarb Bernard Ategwa's solo exhibition "Studio Ekwe's", 2020. Peres Projects, Berlin. © Peres Projects.
베를린에 기반을 두고 있는 ‘페레스 프로젝트’는 4월 초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신라호텔에 쇼룸을 연다.
2002년에 설립된 페레스 프로젝트는 베를린과 밀라노에 지점을 두고 다양한 현대 및 동시대 작가들을 소개해 왔다. 도나 후앙카(b. 1980), 슈앙 리(b. 1990), 도로시 이안노네(b. 1933)를 포함한 20명 이상의 해외 유수 작가들을 소속으로 두고 있다.
서울에서 열리는 페레스 프로젝트의 첫 전시는 볼리비아계 미국인 작가 도나 후앙카를 포함한 8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단체전이다.
Seoul, Korea. Photo by yongzheng xu on Unsplash.
앞서 서울에서 입지를 넓힌 갤러리들도 다수 있다.
2017년 서울 지점을 연 ‘리만 머핀’은 올 봄 안국동에서 한남동으로 확장 이전하여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메가급 갤러리인 ‘페이스’는 지난 5월 한남동에 있는 르 베이지 빌딩으로 확장 이전하여 현재 두 층을 갤러리로 운영하고 있다.
2021년 4월 베를린의 ‘쾨닉 갤러리’는 서울 청담동 MCM HAUS의 5층과 옥상 테라스에 서울 지점을 열었으며, 오스트리아에 기반을 둔 ‘타데우스 로팍’은 2021년 10월 한남동에 서울 지점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