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기반으로 홍콩, 서울, 런던에서도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리만머핀(Lehmann Maupin)이 한남동으로 몰리고 있는 갤러리 대열에 합류한다. 지난 11월 18일, 리만머핀 서울은 현재 안국동에 위치한 20평의 갤러리를 2022년 봄에 한남동으로 확장 이전한다고 전했다. 새로운 공간은 야외 테라스가 있는 2층 건물로 약 70평 규모이다.
Installation view of "Lari Pittman: Opaque, Translucent and Luminous," 2022. Lehmann Maupin, Seoul. Photo by OnArt Studio.
리만머핀은 1996년 라쉘 리만(Rachel Lehmann)과 데이비드 머핀(David Maupin)이 공동대표로 뉴욕에 설립한 갤러리이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중동 등 여러 국적과 배경을 가진 작가뿐만 아니라 주제나 매체적으로 여러 접근 방식을 취하는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어 일찍부터 다양한 작가를 발굴하는 갤러리로 알려져 있다.
2013년에 홍콩 지점을 개관한 이후 2017년에 두 번째 아시아 시장으로 서울을 택하면서 리만머핀은 한국에 가장 빠르게 진출한 갤러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뿐 아니라 리만머핀은 서울 공간을 열기 전부터 한국 현대 및 동시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 작가들과 인연을 맺어 왔다.
Installation view of Do Ho Suh's artwork, Lehmann Maupin, Frieze London 2021. Photo by Linda Nylind. Courtesy of Linda Nylind/Frieze.
갤러리 설립 무렵 미국 예일대학교에 재학 중인 설치미술가 서도호를 발굴해 지금까지 함께 활동하고 있으며, 2007년 행위예술과 설치미술을 하는 이불 작가와 전속을 맺었다.
또한 서도호 작가의 부친이자 한국화의 현대화를 이끌었던 고(故) 서세옥 작가도 담당해 지난 8월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Lehmann Maupin, KIAF. Photo by Aproject Company.
리만머핀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역량 있는 해외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하기도 한다.
국내 최대 규모 아트 페어인 키아프 서울(KIAF Seoul)에 참여해 말레이시아 출신의 맨디 엘-사예(Mandy El-Sayegh), 런던 기반의 화가 샹달 조페(Chantal Joffe), 시각 예술가 집단 ‘픽처스 제너레이션(Pictures Generation)’ 소속의 데이비드 살레(David Salle) 등의 작품을 내걸었고 칠레 출신의 세실리아 비쿠냐(Cecilia Vicuña),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라이자 루(Liza Lou) 등과 같은 작가들은 개인전을 통해 한국 또는 아시아에 처음 소개하기도 했다.
Installation view of "Lari Pittman: Opaque, Translucent and Luminous," 2022. Lehmann Maupin, Seoul. Photo by OnArt Studio.
내년 봄, 새 공간에서 개최되는 개관전으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래리 피트먼(Lari Pittman, b.1952)의 한국 첫 개인전 “불투명한, 반투명한, 빛나는(Opaque, Translucent, Luminous)”이 개최된다. 전시는 두 개의 층에 걸쳐 15점의 회화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래리 피트먼은 콜라주와 같은 회화 작업을 하는 작가로 광고 이미지, 초현실주의, 빅토리아풍 실루엣 예술, 민속 예술 등 여러 회화적 요소를 한 화폭에 담아 추함과 아름다움과 같은 이분법적인 것들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