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무 작가의 개인전 “첨탑 밑에선 글을 짓지 않는 것이 좋다”가 (구) 대사관저에서 9월 3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전시 공간은 과거 대사관저였던 공간으로, 가구 없이 텅 빈 주택의 구조를 그대로 이용한다. 전시 작품들은 작가가 전시공간과 한남동 인근을 배회하며 마주한 장면이나 사건들을 재구축하여 표현한 것들이다.
전시는 (구) 대사관저의 1층과 2층의 일부 방과 화장실 그리고 2층의 야외 테라스에 걸쳐 펼쳐지고 있다. 대사관저 앞의 작은 정원을 가로질러 전시 공간에 다다르면, 1층 거실과 일부 방들에 걸쳐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흰 색감이 지배적인 평면작품 ‘나이프 드로잉’ 연작들과 < ONE CENTURY >(2023)은 주택의 흰 벽, 흰 장롱 등에 걸려 공간의 일부와 같이 느껴진다. 2층에는 주택의 공간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용한 설치 작품들이 눈에 띈다. <흔들거리는 이빨을 10년째 만지고 있다> (2023)와 <구리동전> (2023)은 화장실과 화장실 근방 공간의 틈에 설치되어 있다. 야외 테라스에는 화분에 아크릴로 글씨와 드로잉을 더한 <무법자> (2023)가 전시되어 주택 공간을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