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M 갤러리는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윤형근 화백(1928-2007)의 “윤형근/파리/윤형근”을 6월 29일까지 개최한다. 본 전시는 2021년 동 갤러리에서 열린 “윤형근의 기록” 이후 국내에서 3년 만에 개최되는 윤 화백의 개인전으로, 그가 1980년대 파리 체류 당시 몰두한 한지 회화와 그 전후 시점의 리넨 회화, 그리고 2002년 파리 장 브롤리 갤러리(Galerie Jean Brolly) 개인전에 출품한 작품과 그 앞뒤 시기의 회화 등 국내 미공개 작품을 포함한 27점을 함께 소개한다. 즉, 이번 전시는 윤 화백의 생에 두 번에 걸친 파리 시기와 그 전후에 주목하며, 20여 년에 걸친 윤형근 예술세계의 진화 과정을 새롭게 살펴보고자 기획되었다.
파리는 올해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으며, 뉴욕과 런던을 거쳐 세계 현대미술의 거점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2023년 초에는 윤형근의 작품전이 데이비드 즈워너 파리에서 개최되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현시점에 이 도시와 인연이 깊은 윤 화백의 파리 시기 전후 작업들을 재조명하는 일은 윤형근 작업 세계의 변모를 국제적이고 신선한 관점에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윤형근 화백은 하늘을 상징하는 ‘청색(Ultramarine)’과 땅을 상징하는 ‘다색(Umber)’을 섞어 가공하지 않은 천 혹은 한지 위에 스며들고 번지게 하는 작업으로 세계 속에서 한국의 단색화 미학을 대표해왔다. 작업의 과정에서부터 결과까지, 작위와 기교가 배제된 그의 작업은 삶과 예술의 일치를 추구한 작가의 이념과 맞닿아 있다. 따라서 기백 있으나 겸손하고, 소박하지만 품위 있는 윤 화백의 인품이 그의 작업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고 하겠다.
뉴욕 도널드 저드 파운데이션, 텍사스 치나티 파운데이션, 베니스 포르투니 미술관, 영국 헤이스팅스 컨템포러리,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세계 유수 미술 기관에서 그의 개인전이 개최되었다. 생전 윤 화백은 상파울루 비엔날레1969, 1975, 베니스 비엔날레 1995 등 영향력 있는 국제 행사 및 전시에 다수 초청된 바 있다. 현재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영국 테이트 모던,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 클리블랜드 미술관, 글렌스톤 미술관, 일본 도쿄도현대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영구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