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미디어 아트를 중심으로 미래형 미술관을 지향하는 울산시립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울산시립미술관은 3개의 전시실뿐만 아니라 전국 공공미술관 중 유일하게 증강현실(VR), 가상현실(AR), 확장현실(XR)을 체험할 수 있는 XR랩(실감 미디어 아트 전용관)을 갖췄으며,
현재 울산시 동구 대왕암공원 내 옛 울산교육연수원도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Exterior view of Ulsan Art Museum. ©Ulsan City.
현재 5개 전시 중 미술관 건물에는 3개 전시가 진행 중이며, 옛 울산교육연수원에는 2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미술관 XR랩에는 1960년대 비디오 아트 운동의 선구자 중 한 명이자 실감(immersive) 미디어 극장을 만든 실험예술가 알도 탐벨리니의 개인전 “블랙 앤드 라이트”가 진행되고 있다.
다른 전시실에는 백남준, 히토 슈타이얼 등 국내외 미디어 아트 작가 20여 명의 작품을 통해 한국 산업화의 상징인 울산시를 다층적으로 살펴보는 “포스트 네이처: 친애하는 자연에게” 전,
그리고 김다움, 추미림 작가의 작품을 통해 울산시를 중심으로 이상적인 도시를 구축해보는 어린이 기획전 “노래하는 고래, 잠수하는 별”이 진행되고 있다.
Exhibition view of Shu Lea Cheang's 'A Portal to the Next,' "Post Nature: Dear Nature." Photo by Ulsan City..
옛 울산교육연수원에서 개최되고 있는 소장품전 “찬란한 날들”에는 미술관 제1호 소장 작품인 백남준 작가의 ‘거북’을 포함하여 미술관의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 26점이 전시되어 있고,
“대면_대면 2021”전에는 경남 지역 우수 신진 작가 24인의 회화, 조각, 사진, 영상, 설치 등 35점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Title image of "Brilliant Days," Ulsan Art Museum.
Nam June Paik, 'Turtle,' 1993, 150 x 600 x 1000cm, video installation (166 TV monitors). ©Ulsan Art Museum.
20일 울산시가 공개한 시립미술관 관람객 현황 및 분석에 따르면 개관일인 지난 6일부터 19일까지 울산시립미술관을 찾은 전체 관람객 수는 1만9630명으로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옛 울산교육연수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술관 소장품전과 신진 작가 전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에 따르면 19일 기준 중구에 위치한 미술관 관람객 수는 1만8143명으로 전체의 92.4%를 차지한 반면 옛 연수원을 방문한 관람객 수는 7.6%인 1487명에 그쳤다.
지난 20일, 울산시는 미술관 활성화 방안과 전반적인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분야별 개선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울산시립미술관 개관 평가 대책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이날 옛 연수원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두 전시의 관람 활성화 방안과 함께 관람객의 전시 평가도 함께 논의되었다. 일부 관람객들은 개관전이 대부분 미디어 아트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시가 난해하다고 평가했으며 울산시는 이를 해소하는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서진석 관장은 “누차 강조하지만, 이번 개관전은 미디어 아트에 방점을 둔 미술관의 정체성을 알리기 위한 전초전”이라며,
“미술관의 정체성은 한두 번의 전시로 세워지는 것이 아닌 만큼 4월 이후 잇따르게 될 후속 전시 등으로 미디어 아트와 감상자들 간의 간극을 좁혀나가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