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곡미술관은 참신한 창작활동을 펼치는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 “성곡미술관 2024 오픈콜” 전시를 12월 8일까지
성곡미술관 2관에서 선보인다. 2024 오픈콜은 대한민국
국적의 20-30대 미술 작가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 참여 작가로 선정된 지근욱, 이정근, 전형산 3인의 개인전이 동시에 개최된다.
1. 지근욱, “콰오아 Qua-o-ar”
지근욱 (b.
1985)에게 작품의 원천은 원자, 분자와 같은 미시세계에 대한 관심이며, 이를 캔버스 위에 반복적으로 그은 선들로 구현해낸다. 색연필과 자를
이용해 정교하게 그어진 선들은 때때로 역동적인 운동성이 동반된 추상이 되기도 한다. 최근 우주적인 레퍼런스를
토대로 선과 이외의 요소를 함께 실험해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행성의 고리 형성’ 이론에서 벗어난 고리가 관측된 왜행성 ‘콰오아’에 주목한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캔버스에 선과 색면이 만나며 생기는 예상치 못한 얽힘과 흐려짐을 통해 기존의 규칙을 탈피하는 콰오아의 고리와 맞물리게 한다.
또한 작가는 스페이스 엔진(Space Engine)이라는 가상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우주의 형태들을 수집하여 이번 신작에 반영했다.
2. 이정근, “방공호에서
눈 떠보니 아가미를 갖게 되었다 Awaken Grills”
이정근 (b. 1989)은 사진을 주요한 매체로 다루며, 액자와의 결합으로 매체적인 상상력을 발휘한다. 그의 작업에서 액자는
사진의 보호구이자 스토리보드로서 과장된 외형을 형성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사진을 해석할 수 있게 한다. 사진의
내용은 액자와 연결되어 작가가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대변한다.
보호구로서의 액자를 다루는 그의 작업은 재난에서도 생존가능한 작업의 형태를 구상한 데에서 출발한다. 그의 액자는 ‘의태’의
전략을 띄는데, 가령 세로선으로 죽죽 그어낸 검은 천을 촬영한 사진은 지느러미 형태의 액자와 결합되어
상어의 아가미처럼 보이도록 한다.
3. 전형산, “헝클어지고
흐트러지는 Tangled and Scattered”
전형산 (b. 1984)은 '비음악적
소리'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사운드 설치 및 퍼포먼스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소음과 같이 평소 우리의 관심 대상이 되지 못한 소리들을 구조화해 들려줌으로써 감각과 사고의 확장을 불러일으키며, 개인의 존재와 외부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능케 한다.
전시의 제목인 ‘헝클어지고 흐트러지는’은 전시장을 메운 이 소리들의 궤적을 묘사한다. 움직이는 스피커들에서
나오는 여러 소리는 한데 엉키기도 하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진다.
이는 서로 뒤얽히며 불완전한 채로 살아가는 우리, 혹은 사회의 모습과 공명한다.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