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바젤·UBS의 ‘2023년 미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예술품 판매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678억 달러(약 89조 1천억 원)로 추산되었다. 하지만 시장 부문, 지역, 가격 간 성장은 다소 엇갈린 결과를 보여줬다.

Cover image of 'The Art Market 2023' report by Art Basel and UBS.

아트 바젤의 최고경영자인 노아 호로위츠는 ‘2023년 미술 시장 보고서’에서 “계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 글로벌 공급망 차질 현상, 인플레이션, 흔들리는 암호 화폐 시장 등 불안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2022년 글로벌 미술 시장은 성장했다”고 말했다.

일곱 번째로 발행된 올해 ‘미술 시장 보고서’는 지난 4월 4일에 발표되었다. 해당 보고서는 세계 최대 아트 페어인 아트 바젤(Art Basel)과 스위스 금융사인 UBS가 공동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2023년 보고서는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거래된 (고미술과 장식 미술을 포함한) 세계 미술 시장을 분석하고 그 규모를 조사한 결과를 담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앞으로 한국과 아시아의 미술 시장, 그리고 전 세계 미술 시장을 비교하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전 세계 예술품 판매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678억 달러(약 89조 1천억 원)로 추정되어 2019년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644억 달러 수준을 넘어 섰다. 하지만 시장 부문, 지역, 가격 간 성장은 다소 엇갈린 결과를 보여줬다. 또한 세계 미술 시장을 성장으로 이끌었던 가장 큰 주역은 초고가 미술품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미술 시장
Art Basel in Basel 2022. Courtesy of Art Basel.

2022년 국가별 미술 시장에서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것은 미국이었다. 미국은 또 한 번 세계 순위에서 1위를 지켜 냈다. 미국 미술 시장의 점유율은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2% 성장한 것으로 다른 주요 미술 시장과 비교했을 때 팬데믹으로부터 가장 크게 회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시장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302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미술 시장은 1% 성장해 18%의 점유율을 보이며 중국으로부터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영국은 1년 동안 극심한 경제적, 정치적 압박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2022년 전년 대비 5% 증가한 119억 달러의 판매 성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2019년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인 127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한 결과였다.

중국 시장은 2021년에 강력한 회복세를 보였으나 2022년에는 오히려 규모가 3% 감소해 세계 미술 시장에서 17%의 점유율을 보이며 지난해보다 한 순위 내려간 3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코로나19의 여파로 봉쇄정책을 펼치며 많은 행사를 축소시키거나 취소하여 다소 힘든 2022년을 보냈다. 중국의 매출은 전년 대비 14% 감소한 11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보다 13% 높은 결과지만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프랑스는 전체 시장의 7%를 차지하며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미술 시장이었다. 2022년에는 전년 대비 4% 성장해, 58%의 성장세를 보였던 2021년에 비하면 다소 부진했지만 역대 최고 매출액인 50억 달러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 줬다. 독일과 스위스는 각각 2%, 스페인과 일본은 한국과 함께 전체 시장의 1%를 차지했다.

한국은 프리즈 서울과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의 영향으로 아트 딜러 매출이 크게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이 아트바젤과 UBS의 ‘미술 시장 보고서’의 집계에 잡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딜러 부문
Paris+ par Art Basel 2022. Courtesy of Art Basel.

2022년은 아트 딜러 부문에서 큰 성과를 냈다. 딜러 부문의 매출이 전년 대비 7% 성장한 약 372억 달러에 도달하면서 전체 미술 시장 규모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술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 곳곳의 미술 여러 행사들이 정상 개최되자 이에 따른 영향으로 딜러 부문도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딜러들이 가장 강력한 매출 성과를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에서 28%, 한국에서 40%의 매출 증가를 보이면서 아시아의 딜러 시장은 전년 대비 26% 성장했다. 특히 한국은 Kiaf와 아트 페어를 공동 개최한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열리면서 국내에 다양한 행사들이 덩달아 개최되었고 세계 미술 시장이 한국을 주목하는 효과를 낳았다.

설문 응답을 통해 집계한 결과, 중국의 딜러 매출은 평균적으로 11%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대체로 대형급 딜러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로, 비교적 영세한 딜러들에게는 2022년이 힘든 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다소 온건한 성장세를 보여 전년 대비 6% 증가했으며, 남미 대륙은 2021년에 21%의 증가세를 보였던 것에 비해 2022년에 4%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럽은 판매 성과가 1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부진한 성적을 보였던 영국은 2022년에는 22% 성장해 주목을 끌었다. 대부분의 유럽 지역의 딜러 시장은 낮은 성장세라도 보였으나 이탈리아는 4%의 판매 감소세를 보였다.

딜러 부문에서 1,000만 달러(한화 약 13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보인 딜러들이 19% 증가했고 250,000 달러(약 3억 원) 미만의 매출을 보인 쪽은 3% 감소했다.
또한 딜러들은 최상위에 해당하는 작가 한 명의 작품을 판매해 매출의 31%를 올렸다고 전했으며, 상위 3명의 작가가 매출의 51%를 차지했다고 알렸다.

미술품 경매 부문
Arario Gallery. Artist Lee Ufan. Courtesy of Art Basel.

2022년에는 기록을 깨는 경매가 다수 이뤄졌지만 공개 경매의 성장은 주춤했다. 2022년 공개 경매 및 프라이빗 세일의 전체 규모는 2021년의 312억 달러보다 2% 감소한 306억 달러로 추산되었다. 공개 경매는 전년 대비 1% 감소한 268억 달러를 기록했고, 프라이빗 세일도 감소해 38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2020년과 비교했을 때 46%, 팬데믹 이전 상황보다 11% 증가한 수치이다.

미국, 중국, 영국, 세 국가는 전체 공개 경매 시장 매출의 76%를 기록하며 여전히 가장 강력한 위세를 보였다. 미국이 1위를 차지하며 경매 시장의 37%의 점유율을 보였으며, 중국은 7% 떨어진 26%의 점유율을 보이며 2위, 영국은 13%를 차지하며 3위에 올랐다.

경제 상황은 정체됐지만 세계 최상위 경매 회사인 크리스티, 소더비 그리고 필립스는 사상 최고 수익을 올렸으며, 이를 합하면 총 177억 달러에 달했다.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100만 달러 이상에 팔린 작품의 수는 전체의 1%밖에 차지하지 않았지만 매출의 60%를 차지했고, 1,000만 달러 이상에 판매 된 작품이 32%로 여전히 초고가 작품들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2022년 미술 경매 시장에서 전후 미술 작가(1910~1945년 출생 작가) 및 현대 미술 작가의 작품이 총 판매의 54%를 차지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전체 판매액은 약 78억 달러를 기록해 정점에 도달했던 2021년에 비해 8% 감소했다. 1945년 이후 출생 작가의 현대 미술품과 지난 20년 내에 제작된 작품, 특히 초현대 미술가의 작품의 가치가 배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아트 페어 부문
Art Basel in Miami Beach 2022. Courtesy of Art Basel.

아트 페어가 다시 대면 행사로 전환되고 컬렉터들이 다시 현장을 찾게 됨에 따라 페어 수가 2019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조사된 대면 아트 페어는 346개로, 2021년에 비해 3분의 1 증가했지만 2019년보다는 여전히 62개 적었다.

조사에 따르면 딜러 부문의 매출에서 아트 페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27%에서 2022년 35%로 크게 증가했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2019년 42%)에는 미치지 못했다.

2022년 아트 페어 시장 부문에서 아시아는 전 세계의 9%, 중국이 전체의 3%를 차지했다. 2022년과 2023년 초에는 프리즈 서울과 아트 SG와 같은 새로운 아트 페어 개최되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다만, 아시아의 총 아트 페어 수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1%(4개) 감소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개최된 아트 페어 수의 24%를 차지해 아트 페어를 가장 많이 개최한 지역으로 꼽혔다. 유럽 대륙에서 개최된 페어의 수는 전체의 53%를 차지했으며, 그중 영국이 12%, 프랑스가 10%를 차지했다.

온라인 미술 시장과 NFT 아트

Photo by Bjorn Pierre on Unsplash.

2022년 딜러와 경매 부문 모두 온라인 거래의 점유율이 감소했다. 전시, 경매 및 아트 페어 등 많은 행사들이 전면 대면으로 전환되어 개최됨에 따라 컬렉터들은 온라인 참여보다 대면 참석을 하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2022년 온라인 단독으로 올린 매출은 2021년 최고치인 133억 달러에서 17% 감소한 110억 달러로 떨어졌다. 그러나 온라인을 통한 미술품 판매는 2019년보다는 여전히 높은 85% 수준이었다.

NFT 미술 시장은 2021년 말 정점(약 29억 달러)에 도달한 이후 49% 감소한 15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NFT 미술품은 다른 부문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2,000만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던 2020년의 매출 규모와 비교했을 때 70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NFT 미술 시장의 규모는 축소되었지만 미술관 등 제도권에서 NFT 기반 디지털 및 영상 작품을 주목하며 소장하기 시작하면서 2022년 딜러 시장에서 NFT 미술이 5%의 판매율을 보였다. (2021년 1%).

1차 시장에서 NFT의 거래율은 12% 떨어졌다. 하지만 2차 시장에서 NFT 작품 구매자는 14%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