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신라에서는 8월 5일부터 9월 3일까지 작가 키시오 스가(Kishio Suga, b. 1944)의 개인전을 진행한다. 키시오 스가는 1960-70년대 후반 활발히 활동한 모노하 작가이다. 모노하 작가들은 목재, 석재, 철과 같은 단순한 재료와 물질에 작가의 개입을 최소화 한 채, 사물 자체의 존재성과 사물이 외부 공간과 맺는 관계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모노하의 경향을 충실히 따르는 키시오 스가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는 삼청로 108에 위치한 Space 1과 삼청로 111에 위치한 Space 2에 걸쳐 펼쳐진다. 전시된 작품에서는 주로 나무와 돌의 물성이 강조되며 Space 1에서는 특히 벽면에 부착된 형태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두 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Space 2에서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설치 형태의 작품들이 있다. (2006)는 나무와 돌, 철의 물성과 그들의 관계성으로 말미암은 조형성이 두드러지며, 강렬한 붉은 색감의 작품들에 둘러 쌓여 그 존재감이 더욱 부각된다. (2023)는 흰 종이의 물성을 실험한다. 많은 양의 흰 종이들이 반으로 접혀 땅에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는데, 이는 벽면에서 실험된 조형성이 공간으로 옮겨진 듯한 모습이다.
갤러리 신라는 그동안 여러 차례 키시오 스가를 한국에 소개해 왔기에 작가에 대한 이해가 오랜 시간에 걸쳐 더해진 이번 전시 역시 눈 여겨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