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는 권현빈,
황원해 작가의 2인전 “Here, Me”를 11월 16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가 다루고 있는 물질이나 (비-)장소가 단순한 사물이나 공간이 아니라 먼 과거로부터 현재에
걸친 사건의 흔적이자 연속이라는 점을 부각해 살핀다. 따라서 작가들이 매체와 작업 방식 안에서 무게를
두는 것은 ‘대상과의 거리’이다. 이는 사물이나 장소의 물리적 성질, 장소를 작업의 토대로 삼으면서도, 일정 거리를 유지해 재현적 이미지를 답습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나타낸다.
권현빈 (b. 1991)은 자연과 같은 평범한 일상의 풍경과 사물을 오랜 시간 바라보며 그것의 조각으로서의 가능성을 상상한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자연에서 작가는 무한한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느끼며 자신이 다루는 물질과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 나간다. 작가는 주로 인공재료(스티로폼)나 돌과 같은 재료들을 통해 이러한 조각적 행위를 지속해 오고 있다.
황원해(b. 1989)는 도시풍경을 이루는 건축물들의 표면적 요소를 재감각해 거기 내재된 일련의 장소성(이야기와 역사가 스민)을 표현적으로 그려낸다. 캔버스 위에 물감을 덧칠하고, 흘리고, 닦아내기를 거듭하면서 다층의 레이어를 구축해 하나로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안과 밖의 역동성을 화면에 담아낸다.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