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는 올해 아트바젤 홍콩 프로그램 중 하나인 ‘인카운터스(Encounters)’를 통해 국내외 현대미술가 양혜규와 다니엘 보이드의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양혜규의 〈우발적 서식지(Contingent Spheres 偶然之界)〉는 페어장 중앙에 전시되며, 다니엘 보이드의 설치 작업 〈Doan〉은 ‘오프-사이트 인카운터스(off-site Encounters)’의 일환으로 페어장 근처의 대규모 쇼핑단지인 퍼시픽 플레이스(Pacific Place)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인카운터스(Encounters)’는 아트스페이스 시드니(Artspace Sydney)의 전무이사인 알렉시 글래스캔터(Alexie Glass-Kantor)가 큐레이팅한 섹션으로, ‘나는 내가 만난 모든 것의 일부이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지역의 예술가들이 참여한 16개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여기에는 아트 바젤 홍콩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11개의 작품이 포함될 예정인데, 이는 2013년 인카운터스 섹터가 시작된 이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장 많은 작품이다.
참여작품 중 하나인 양혜규의 〈우발적 서식지〉는 최근 인류가 맞닥뜨린 글로벌 팬데믹, 지역 간 문화적 차이, 기후변화 등의 여파를 둘러싼 작가의 사고로부터 비롯되었다. 제목인 ‘우발적 서식지’는 보통 일정한 절기의 지역적 순환 이면을 암시하며, 각기 다른 세 개의 환경(해저, 육지, 천체 혹은 외계)에 대응하여 일종의 대표성을 띠는 듯 보이는 두가지 조각군으로 구성된다.
한 쌍의 라탄 조각 〈엮는 중간 유형 – 이면의 외계 이인조〉와 백색 이무기가 연상되는 〈중간 유형 – 서리 맞은 다산의 오발 이무기〉가 하나의 장면을 구성한다. 독립적 개체들은 각각 라탄과 짚풀 공예라는 수공예적인 직조 방식을 공통 제작 언어로 함께 공유하면서 ‘우발적 서식지’라는 하나의 장면을 구성한다. 개별적인 지역의 문화 환경에 기반하면서도 이를 탈피하여 환상적인 서사를 직조하는 조각적 개체들은 하나의 조각군을 이루며 ‘자연문화(natureculture)’라는 하이브리드적 개념을 형태와 제작 방식에서 구현한다.
작가의 전속 갤러리(국제갤러리(서울), 쿠리만주토(멕시코시티, 뉴욕), 샹탈 크루젤(파리)) 세 곳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올해 10월로 예정된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의 서베이전 “윤년(Leap Year)”을 통해 다시 한번 도약하고자 하는 작가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다니엘 보이드가 홍콩 퍼시픽 플레이스에서 선보이는 작업 〈Doan〉은 바닥과 창문 설치, 그리고 대형 신작 영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요소는 불투명성과 공허함을 시각적 언어로 재현시키며 식민주의 시대의 일방적인 관점을 개념적으로 풀어내고 비판한다.
1982년 호주 케언즈에서 태어난 다니엘 보이드는 2005년부터 시드니를 기반으로 작업 및 전시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가 기획한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2015),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와 아사드 라자(Asad Raza)가 브뤼셀의 보고시안 파운데이션에서 선보인 “몬디알리테(Mondialité)”(2017) 등 주요 전시에 참여했으며, 지난해 독일 베를린의 그로피우스 바우(Gropius Bau) 미술관에서 유럽에서의 첫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했다.
국제갤러리(서울, 부산)와 STATION(멜버른, 시드니) 간의 협업과 스와이어 프라퍼티스(Swire Properties)의 후원으로 21일부터 4월7일까지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