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다양한 변화와 맞물려 2000년 처음 개최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올해 제12회를 맞이하여 2023년 9월 21일부터 11월 19일까지 개최된다. 전시 제목으로 “이것 역시 지도(THIS TOO, IS A MAP)”이 채택되었으며, 전시의 정체성과 1차 초청 작가 목록이 발표되었다.
The 12th Seoul Mediacity Biennale THIS TOO, IS A MAP Identity, 2023. Design: So-hyun Bae.
Courtesy of the Seoul Museum of Art.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국내의 다양한 변화와 맞물려 2000년 처음 개최되었다.
지금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지만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많은 한국인들이 자국을 가리켜 ‘IT강국’이라고 표현했다. 엄연하게 따지자면 ‘인터넷 인프라 강국’이라고 하는 것이 맞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당시 그 표현 안에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한국인들의 기대가 서려 있었다. 한국은 대대적인 네트워크망 개설과 함께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었고 새천년을 목전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말에는 한국 사회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1990년대 중반, 정치적 민주화와 더불어 지방자치제의 전면적 실시로 인해 지방에 공공미술관이 설립되고 비엔날레를 열었다. 2000년을 앞두고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전 세계적 흐름에 따라 한국 또한 과학 기술 분야와 21세기 지식 기반 산업 그리고 지역 산업의 인재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자 ‘BK21 프로젝트’와 같은 사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또한 신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2000년대 전후는 예술에 있어서 새로운 표현의 형식, 시각적 특성, 예술적 주제, 문화적 고민이 이뤄지던 시기였다.
“미디어_시티 서울”이라는 명칭으로 시작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사실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세 번에 걸쳐 개최되었던 “도시와 영상”전에서 출발했다. 당시 참신한 기획으로 큰 호평을 받았던 “도시와 영상”전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서울이 국제 문화 중심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펼쳐진 행사로, 서울과 미디어를 주제로 미디어아트만을 보여 준 전시였다. 전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빠른 속도로 근대화와 도시화를 이룩한 서울이라는 도시 환경이 영상 문화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보고, 급변하는 도시의 삶을 시각 언어를 통해 드러다.
처음에는 민간위탁사업으로 운영되었던 “미디어_시티 서울”은 2014년부터 행사의 성격을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해 현재 명칭으로 변경되면서 서울시립미술관 직영 사업으로 전환되었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비엔날레가 되었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이제 탈 장르 융복합 예술 축제이자 대형 국제 현대 미술 행사로서 지역과 세계, 전통과 현대, 정통과 대안의 양면 가치를 추구하는 서울시립미술관의 비전과 궤를 함께 한다.
올해로 제12회를 맞이하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제목을 “이것 역시 지도(THIS TOO, IS A MAP)”으로 정하고 전시의 정체성과 1차 초청 작가 목록을 발표했다. 올해 행사는 2023년 9월 21일부터 11월 19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는 비엔날레의 25년 역사상 처음으로 예술 감독을 공개 모집해 32명의 후보 중 한 명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더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예술 감독으로 암스테르담 위트레흐트 BAK에서 공공프로그램 큐레이터로 활동했던 레이첼 레이크스(Rachael Rakes) 큐레이터가 선정되어 비엔날레를 꾸리는 중이다. 그는 총 32건의 후보 중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높아 선정되었다.
레이첼 예술 감독은 “이번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지도 그리기’는 오늘날의 물리적이고 문화적인 이주로부터 생겨난 사회적 경계를 인식하고, 다양한 미디어 환경으로 야기되는 복합적인 연대를 통해 지리적 영토에 국한하지 않는 예술적 소통의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와 같은 접근은 디아스포라나 경계 밖의 삶에서 서로 매개하고 연결하는 대안적 상태와 사회적 생태계에 관한 예의 주목에서 비롯된다. 이것은 계속해서 변화하는 동시대 서울과 서울 주변의 산업적 환경에 연루된 글로벌 관계들을 인식하는 방법이면서, 동시에 도시와 국가 경계의 안팎에서 외부적인 요인은 물론 자발적인 이유로 이주와 이동을 감행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경로가 된다”고 주제를 설명했다.
전시는 “과거의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만들었던 미디어 구조의 미학적 탐색과 예술적 소통을 더 깊이 탐구”하기 위해 디아스포라, 이주, 언어, 경계와 같이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기존의 개념을 다시 보고 동시대의 사회 문화적 움직임을 새롭게 읽기 위한 대안적 지도로서 제시한다.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얼마전에 1차로 참여 작가 20명/팀을 발표했으며 나머지 작가들은 5월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비엔날레는 작가들의 각축전을 지양하고 초국가적 삶의 태도와 문화적 화합을 보여 주며, 전시는 기존의 가치관과 구분을 가로질러 행동하는 개인과 움직임, 중첩되는 언어 사이에 있는 가능성을 표현할 예정이다.
1차 초청 작가로는 구이도 야니토(Guido Yannitto), 메르세데스 아스필리쿠에타(Mercedes Azpilicueta), 사노우 우마르(Sanou Oumar), 사샤 리트빈체바(Sasha Litvinteseva) & 베니 바그너(Beny Wagner), 쉔신(Shen Xin), 아구스티나 우드게이트(Agustina Woodgate), 아니말리 도메스티치(Animali Domestici), 안나 마리아 마이올리노(Anna Maria Maiolino), 왕보(Bo Wang), 이끼바위쿠르르(ikkibawiKrrr), 이재이(Jaye Rhee), 제시 천(Jesse Chun), 최찬숙(Chan Sook Choi), 켄트 찬(Kent Chan), 토크와세 다이슨(Torkwase Dyson), 파이어룰 달마(Fyerool Darma), 펨커 헤러흐라번(Femke Herregraven), 프랑소와 노체(Francois Knoetze), 히메나 가리도-레카(Ximena Garrido-Lecca) 가 있다.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팀은 예술 감독 레이첼 레이크스, 협력 큐레이터 소피아 듀론(Sofía Dourron), 비엔날레 프로젝트 디렉터 권진,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박시내, 이문석, 이미지, 이혜원, 조한울 그리고 코디네이터 오주영과 송지영으로 구성된다. 프로그램 자문으로는 애니 자엘 콴(Annie Jael Kwan, 런던에서 활동하는 독립 큐레이터)과 옹조린(Ong Jo-Lene, 암스테르담에서 활동하는 독립 큐레이터)을 초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