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Installation view. ©Whitestone Gallery

화이트스톤 갤러리 서울은 권순익 작가의 개인전 “나의 오늘”을 7월 2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점, 선, 면의 조형 요소를 탐구하며 작업한 <무아(無我)>, <적·연(積·硏)_틈>과 같은 추상 연작들과 기와를 주재료로 한 설치 작품까지 그의 작품 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전시로, 30년 이상 이어오고 있는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깊이 조명한다.

‘점’ 요소가 강조된 <무아(無我)> 연작은 캔버스 위에 다양한 색조의 물감으로 작은 원들을 그린 후, 그 위에 고운 모래와 물감을 섞어 다시 한번 쌓아 독특한 질감을 창출하고 평면성과 입체성을 혼재시킨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로운 대작들을 통해 점의 무한한 확장성과 변주를 보여주며, 다양한 색 면의 조화를 통해 작품의 공간감과 깊이를 더한다. ‘선’과 ‘면’이 돋보이는 <적·연(積·硏)_틈> 연작은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성을 통합한 복합적인 구조를 특징으로 한다.

‘적(積)’은 물감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과정을 의미하며, 이는 작가가 쌓아온 시간과 경험, 그리고 과거를 상징한다. ‘틈’은 이러한 물감층 사이에 생긴 공간으로, 작가는 이 틈에 흑연을 문지르며 다듬는 ‘연(硏)’의 과정을 거쳐 어둡지만 빛나는 독특한 질감을 표현해낸다.

흑연을 문지르고 반복적으로 칠하는 작업 방식은 작가의 성실성과 장인 정신을 여실히 보여주는 내적 수련의 과정이다. 작가는 거칠어 보이는 흑연의 물성을 긴 시간의 고된 작업 끝에 반짝이는 새로운 물성으로 재탄생시키며, 오랜 시간 수양하며 깨달은 ‘오늘’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