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K팝 그룹 BTS의 리더 RM은 미술관을 자주 찾는 미술품 수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RM 외에도 많은 팝스타 컬렉터가 있지만, RM만큼 자신의 미술 취향을 드러내는 스타도 드물다.

지난해 12월, 그룹 멤버들이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한 이후로 RM은 미술관, 갤러리, 작가 스튜디오 등을 꾸준히 방문하며 포스팅을 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RM in front of Yun Hyong-keun's painting at Museum Fortuny in Venice, Italy. Captured image of BTS's Twitter. © BTS

RM의 피드는 윤형근, 이우환, 이배, 권진규 작가의 작품들로 가득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1970~80년대 한국 모더니즘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 미술 작가의 작품도 다양하게 올라가 있다. 대형 설치 작품을 하는 최정화 작가, 안무가이자 행위예술가인 안은미 작가, 독특한 설치 작품을 만드는 이형구 작가와 같은 거물급 작가의 작품이 몇 가지 예시이다.

RM은 젊은 작가나 중견 작가이지만 대중에게 덜 알려진 작가의 작품들도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다. 선우훈이나 박성준과 같은 신진 작가와 홍영인 작가와 같이 국제적인 무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예로 들 수 있다.

Young In Hong, ???????????? ???????????? ????????????????????, 2021, Sound Installation and 2 pairs of straw woven shoes for elephants: 48 x 71 x 60 cm Shoes for hind feet (large, 2 pcs), 60 x 62 x 60 cm Shoes for front feet (large, 2 pcs), 22 x 30 x 28 cm Shoes for hind feet (small, 2 pcs), 23 x 27 x 28 Shoes for front feet (small, 2 pcs), Sound duration: 14 mins 8 secs. Courtesy of Young In Hong & PKM Gallery.

홍영인 작가의 ‘Thi and Anjan’ @ PKM Gallery

2022년 2월 4일에는 홍영인 작가의 ‘티와 안잔’이라는 작품이 RM의 인스타그램 피드에 게재됐다. 이 작품은 2월 26일까지 서울 PKM갤러리에서 열린 홍영인 개인전 “We Where”전에서 전시된 작품이다. 전시는 PKM 갤러리 웹사이트를 통해 볼 수 있다.

작품은 짚으로 만든 코끼리 신발과 숲이나 동물원 등 사람들이 코끼리를 만날 수 있는 장소에서 수집한 소리로 구성됐다. 제목에서 티는 할머니 코끼리의 이름이며 안잔은 손녀의 이름이다. 두 코끼리의 짚신은 공예 명인 이충경과 박연화가 협업해 완성했다. 영국 체스터 동물원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코끼리를 관찰하며 제작한 작품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공동체라는 개념이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홍영인 작가는 권력적 위계 구조를 허물고 ‘동등성’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고자 설치, 퍼포먼스, 드로잉, 자수,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한다. 특히, 인간과 동물의 관계, 아시아 여성들의 저임금 노동, 사회적으로 억압된 여성의 신체 등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홍영인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2019 올해의 작가상”전에 참여한 작가로 홍영인 작가는 2011년 김세중 조각상, 2003년 석남미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전시를 개최했다. 대표적으로 2022년 레스터 뮤지엄,(영국), 2020년 아시아문화전당(광주), 2015년 ICA 스튜디오&씨어터(런던), 2014년 아트선재센터(서울)가 있다.

Sunwoo Hoon, 'Testing Time,' 2022, Digital drawing & interactive website, Dimensions variable. Courtesy of the Artist/ Busan Museum of Art.

선우훈 작가의 ‘시험 시간(Testing Time)’ @부산시립미술관

지난 5월17일에는 2000년대 싸이월드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 ‘시험 시간(Testing Time)’이 RM의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라갔다. 10월 16일까지 여가를 주제로 기획된 부산시립미술관의 “나는 미술관에 ●●하러 간다”전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이다.

선우훈 작가는 조금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픽셀 단위로 그림을 그려 웹툰을 제작하는 웹투니스트이자 이를 현대 예술 작품으로 승화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디지털 이미지에서 최소 단위로 드러나는 픽셀 도트는 선우훈 작가에게 있어 가장 민주적인 형태다. 도트는 화면 내에서 어떠한 위계도 담지 않으며, 그러한 픽셀들은 서로 모였을 때 비로소 그림의 형태를 갖춘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선우훈 작가는 픽셀을 활용해 작품을 한다.

“나는 미술관에 ●●하러 간다”전은 13명의 작가들이 창작한 작품을 모아 오늘날의 여가 문화와 자유 시간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시이다. 선우훈 작가의 작품은 ‘여가 활동 추천 검사’로 제작되었다. 64가지 유형으로 세분화된 작품을 통해 참여자는 자신이 어떠한 여가 활동을 가장 즐기는 유형인지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참여자들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들은 전시장 내 픽셀 아트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선우훈(b. 1989) 작가는 2017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전인 “하이라이트”에 참여했으며, 2018년 제12회 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와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된 “올림픽 이펙트: 한국 건축과 디자인 8090”전에 참여했다.


Park Seong Jun, 'When One's Home is Happy, All Goes Well,' (2022) at Leeum Museum of Art, Seoul. Courtesy of the Artist/Leeum Museum of Art

박성준 작가의 ‘가화만사성’ @리움미술관

2022년 3월 3일 RM은 인스타그램 피드에 2022년 7월 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리움에서 열리는 작가상전 “ARTSPECTRUM 2022”의 작품을 올렸다. 박성준 작가의 참여 설치 작품인 ‘가화만사성’이다.

연극 무대 같은 공간에는 태극기, 브라운관 텔레비전, 병풍, 자개 장식 거울, 고무 대야, 그리고 철문이 설치되어 있다.  전시장에는 물건만 놓여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음향과 조명 효과도 더해졌다. 조명이 깜빡이고,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사용되던 건전 가요, 비명 소리 그리고 어딘지 듣기 불편한 시대착오적인 대화가 오간다.

박성준 작가는 한국 역사에서 가장 억압적인 시기 중 하나인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국 사회의 억압, 부조리, 권위주의를 연극적인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주로 영화적 요소를 넣어 작업을 하는 박성준 작가는 영상, 인터랙티브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를 제작한다. 그는 영상 콘텐츠에 내재한 구조를 해체하고 재조합하면서 괴리감, 불안, 혼란 등과 같은 갈등을 표현한다.


박성준(b. 1979) 작가는 ‘2022 파라다이스 아트 랩'(한국) 선정 작가 중 한 명이며, 2020년 탈영역 우정국, 2017년 서교미술실험센터, 문화역서울284 등 국내 다수의 기관에서 전시에 참여한 바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