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cka Yi at Tate Modern. Photo by Sonal Bakrania. ©Tate
한국계 미국인 개념예술가 아니카 이(Anicka Yi)가 영국의 현대 미술관인 테이트 모던에서 10월 12일부터 2022년 1월 16일까지 “현대 커미션: 아니카 이 : 인 러브 위드 더 월드(In Love With the World)”를 선보인다.
넓게 트인 테이트 모던의 터바인 홀에는 해파리나 버섯 형태의 거대 풍선 기계들이 공중에 떠다니고 있다. 에어로브(Aerobes)라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드론형 기계들이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고 전시장을 배회하며 사람들의 머리 위를 떠다니기도 한다.
Installation view of Hyundai Commission: Anicka Yi: In Love With the World at Tate Modern. Photo by Will Burrard Lucas. ©Tate
사람들은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을 디스토피아적으로 바라보거나 급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표한다. 그러나 아니카 이는 에어로브를 이용해 우리가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며 알고리즘으로 작동하는 기계와 같은 다양한 지능적인 형태들과 공존하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Turbine Hall of Tate Modern. Photo by Rikard Osterlund ©Tate
전시장에는 눈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후각의 풍경도 펼쳐져 있다. 매주 고생대에서부터 산업혁명 시대까지 새로운 냄새를 통해 미술관이 위치한 뱅크사이드 지역의 역사를 경험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작품 중에는 런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던 흑사병과 콜레라 냄새가 있다.
Installation view of Anicka Yi: In Love With the World at Tate Modern. Photo by Guy Bell/REX/Shutterstock
냄새는 형태가 없어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후각 경험을 쉽게 간과한다. 무취를 포함한 특정 냄새가 어떠한 상황이나 사회적 계층을 상징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작가는 냄새로 사회정치적 관계를 표현한다.
가디언즈와의 인터뷰에서 아니카 이는 “공기를 조각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작가는 “공기가 모든 사람들을 연결 해주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위협적인 존재가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인간은 사람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같은 다른 형태의 생명들과 선을 긋고 자신들로부터 구별 짓지만 이는 사실 공기를 가르는 것처럼 불가능한 것이라 설명한다.
Anicka Yi, Biologizing The Machine (tentacular trouble), 2019. Photo by Renato Ghiazza. ©Hyundai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미래 사회의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즉, 인간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자연, 기계, 인간 모두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 대한 낙관적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Detail of Lifestyle Wars, 2017. Photo by David Heald ©Solomon R Guggenheim
아니카 이는 생물과 기계를 통해 감각을 자극하는 설치미술을 하는 작가다. 주로 새로운 형태의 생명과 지능, 계급, 젠더, 이민 등의 주제를 다룬다. 2015년 뉴욕 더 키친의 개인전에서는 100명의 여성에게서 채취한 박테리아를 전시하였고, 2016년에는 휴고보스 미술상을 수상하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뉴욕 차이나타운과 코리아타운에서 샘플링한 박테리아, 회로판 같은 거대 개미집 그리고 미국계 아시안 여성의 땀과 개미의 냄새를 혼합한 작품을 전시한 바 있다. 그 외에 스위스 바젤의 쿤스트할레 바젤과 독일 카셀의 프리데리치아눔에서도 개인전을 가졌다.
매년 개최되는 ‘현대 커미션’은 현대자동차와 테이트 미술관이 2014년에 처음 시작한 장기 파트너쉽으로 동시대미술의 대중화 그리고 작가들의 창작을 지원하기 위해 체결되었다. 아니카 이는 6번째 커미션 전시로 선정되었다.
References
- Tate, HYUNDAI COMMISSION ANICKA YI IN LOVE WITH THE WORLD
- The Guardian, ‘I sculpt the air’ – what does scent artist Anicka Yi have in store for Tate’s Turbine Hall?, 2021.10.06
- The Guardian, Anicka Yi’s Turbine Hall review – invasion of the floating pod creatures, 2021.10.11
- The New York Times, The Artistic Aromas of Anicka Yi, 2021.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