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리뷰 ‘2024 파워 100’에 선정된 한국인 4인: 양혜규 작가, 국제갤러리 이현숙 회장, 홍콩 M+ 부관장 및 수석 큐레이터 정도련, 한병철 전 베를린예술대 교수 (왼쪽부터 시계방향). ©ArtReview

지난 5일, 영국의 저명한 미술 전문 매체 ‘아트리뷰(ArtReview)’가 ‘2024 파워 100’ 명단을 발표했다. 2002년부터 매년 진행 중인 ‘파워 100’은 전세계 각지의 패널과 관계자들이 본 심사에 참여, 전세계 문화예술계 인물들, 그들의 활동과 영향력 등에 대한 포괄적이고도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100인을 선정한다.

아트리뷰는 2024년 한 해 동안 미술계의 지변에 변화를 일으킨 작가 및 작가 그룹, 컬렉터, 큐레이터, 페어, 갤러리, 기관, 철학자 그리고 사회활동가를 포함한 명단을 발표했다. 이에 포함된 한국인으로는 양혜규 작가,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 정도련 홍콩 M+ 부관장 및 수석 큐레이터, 한병철 전 베를린예술대학 교수가 있다.

양혜규 작가, 사진: Cheongjin Keem

전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양혜규 작가는 지난해 71위에서 올해 48위로 올랐다. 아트리뷰는 올해 양혜규 작가의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의 개인전과 시카고 아트클럽에서의 서베이 전시, 그리고 파키스탄의 라호르 비엔날레와 오스트리아 빈의 제체시온(Vienna Secession),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가했던 내용을 언급하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양혜규는 2017년에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독일의 권위 있는 미술상인 ‘볼프강 한 미술상(Wolfgang Hahn Prize)’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여하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가 하면 작년에는 한국 작가 최초로 싱가포르 비엔날레가 주최하는 ‘제13회 베네세 상(Benesse Prize)’을 받았다.

국제갤러리 이현숙 회장. 사진: 안지섭 ©국제갤러리

올해 96위를 차지한 국제갤러리의 이현숙 회장은 10년째 ‘파워 100’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트리뷰는 선정 이유에 대해 “이현숙 회장은 하종현, 이우환, 박서보 등을 포함한 국제갤러리 소속 작가들의 세계적 입지를 확립하는데 앞장서 왔으며, 단색화가 해외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미술사조로 자리잡는데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홍콩 M+ 부관장 및 수석 큐레이터 정도련 ©M+

2022년 11월에 개관한 홍콩 M+의 부관장이자 수석 큐레이터인 정도련은 관장 수하냐 라펠(Suhanya Raffel)과 함께 30위에 올랐다. 홍콩 M+는 지난해 280만 명의 관람객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동시대 미술 기관으로 성장하고 있다. 정도련 부관장은 올해 M+에서 세계적인 건축가 이오밍 페이의 첫 번째 대규모 회고전을 기획하였으며, 리 밍웨이, 장 페이리, 양혜규,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작품을 소개해온 바 있다.

한병철 전 베를린예술대 교수. ©한병철

또한, 지난해 24위에 올랐던 바 있는 한국 출신 재독 철학자 한병철 전 베를린예술대학교 교수는 올해 39위로 선정됐다. 독일과 스위스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한병철은 예술계 종사자는 아니지만, 그의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은 미술계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올해 한병철은 불안이 만연한 사회 안에서 희망의 의미를 다룬 신간 “The Spirit of Hope”를 출간한 바 있다.

References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