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Pillar Rock Standing in Midstream (砥柱中流)” ©Leeahn Gallery
리안갤러리는 김춘수 작가의 개인전 “砥柱中流 지주중류”를 12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의 대표 연작인 ‘울트라-마린’의 신작 1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의 제목인 지주중류(砥柱中流)는
황허강 중류의 지주산이라는 뜻으로, 난세에도 의연하게 절개를 지키는 인물 또는 그러한 행위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미술 이슈의 다양한 변화 속에서도 지조를 잃지 않는 의연함을 ‘울트라 마린’에 담아온 김춘수 작가에게 적합한 언어가 아닐까 한다.
작가는 “반복에 의한 수행, 무목적성, 한국미의 레이어”를 단색조 회화의 특징으로 삼는다. 30여 년 간 빠져 있는 ‘청靑/淸-빛’은 붓이 아닌 손가락·손바닥으로
획의 속도와 질감을 내는 ‘실천적 화아일체(畵我一體)’의 경지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기존 작업에선 볼 수 없던 ‘은은한 마티에르(凹凸)’가 생성되어 캔버스에 생동하는 윤슬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연동시켰다는
점이다.
김춘수의 청색은 하나의 색이 아닌 우리의 닫힌 생각을 해방시키는 ‘무한히 펼쳐나가는
경계 없는 자유’를 보여준다. 작가가 이를 위해 강조한 것은 ‘중심을 잡는 마음’이다. 작가에게
울트라 마린은 하나의 분신처럼 연동된 색상이자 빛이며, 평범함이 아닌
“심상에 확 와서 꽂히는 진짜 마음”이다.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