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r image of Nakyum Hong Solo Exhibition “W Symphony” Sound Gallery, Seoul Citizens' Hall, Seoul, Korea. (July 3, 2023 - September 30, 2023). Courtesy of Seoul Citizen’s Hall.

서울을 방문하게 되면 한옥의 처마를 재해석한 현대식 유리 건물인 서울시청을 지나칠 것이다. 혹시라도 서울시청 앞을 지나가게 된다면 지하로 내려가서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서울시청은 서울시의 주요 행정 건물이기도 하지만 시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도 많기 때문이다.

시청 지하에는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인 시민청이 있다. 그중 소리 갤러리는 시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는 시민청의 취지에 따라 ‘소리’를 주제로 한 전시를 선보이는 공간이다.

소리 갤러리에서는 서라운드 시스템을 갖춘 청음 시설을 구비하고 있어 소리와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전시가 진행된다.

Captured image: Nakyum Hong, 'Beyond the Boundary,' 2013-2015, Video Installation (HD 1920X1080 Pixels, 44100 Hz 16 Bit Stereo), 30min.

지난 7월 3일에 열어 9월 30일까지 진행되는 “W심포니”전은 홍나겸 작가의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웨이브 2023 수도 ‘水道’ 서울” 공모사업을 통해 ‘사운드 미디어아트’ 부문에 선정되어 개최가 결정되었다.

홍나겸 작가는 영상과 사운드 매체를 기반으로 작업한다. 그는 ‘자연의 원형’에서 포착한 빛과 소리 현상에 주목하고, 실존적 질문을 던지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다.  

신작 ‘W심포니’는 서울을 상징하는 장소인 한강을 중심으로 촬영되었다. ‘물은 춤’, ‘물은 빛’, ‘물은 화음’, 세 파트로 이루어진 작품은 한강이라는 거대한 생명의 물줄기가 흐르는 도시 속에서 살고 있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작가는 한강의 생태공원을 찾아 물길을 따라 흐르는 파동의 에너지, 즉 한강의 근원적인 힘과 물성을 표현했다.

한강은 주변의 도시 소음으로 인해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강변에 수많은 생태공원이 조성되었지만 야생의 느낌은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작가는 인공적인 환경 사이에 존재하는 자연의 모습을 포착하여 영상으로 기록한다. 그는 ‘롱테이크’ 방식을 통해 장시간 한강을 촬영함으로써 그저 ‘보는’ 한강이 아닌, 수많은 생태계가 존재할 수 있는 ‘듣는’ 한강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