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배 작가의 개인전 “3202”가 레인보우 큐브에서 8월 11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전보배 작가는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 자신의 작업을 출발하거나 혹은 공간에 대해 탐색하며 작업해 왔다. 2021년 세마 창고에서 있었던 개인전 “눈치네”에서는 김범 작가의 아티스트북 『눈치』 (2010)에 등장하는 개 ‘눈치’에서 작업을 출발하였고, 2022년 전시 공간 오뉴얼 이주헌에서 있었던 개인전 “Juheon Lee”에서는 전시 공간에 대한 애정과 그 공간을 둘러싼 변화를 중심으로 공간을 탐색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앞선 두 경향이 혼합되어 확장된 듯 보인다. 서문에 따르면, 전시는 도시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담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핑크색 대야와 삼다수 병이다. 이 오브제들은 일상 속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들이 아니라 대야의 경우에는 그 소재를 아이소핑크로 바꾸어, 삼다수 병의 경우 3D 프린팅 공정을 거쳐 원래의 오브제와 동일한 형태로 다시 만들어 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누 거치대에 여러 개의 고무줄을 끼워놓거나 길가의 보도블록을 세라믹으로 제작해 벽에 기대놓는다. 이는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의 소재를 변용하거나 시간을 다시 들이고 소재를 새로 사용해 그 가치를 역전시키는 것이다.
전시에서는 조각 혹은 설치를 주 매체로 익숙한 사물의 소재나 공정 과정에 변화를 주는 전보배 작가의 작업 방식을 확인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