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175에서는 박산아 작가의 개인전 “꿈보다 낯선”이 8월 17일부터 9월 2일까지 펼쳐진다.
전시 속 작품은 꿈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자신이 한동안 꿈속 세계에서 해방감과 자유로움을 느껴 그 풍경들에 몰두했었다고 밝힌다. 그러나 현실에서 벌어진 실제의 사건들이 곧 꿈의 감각을 초과했다. 편의점 창문에 붙은 벌레에서부터 비현실적이고 공포스러운 홍수와 잘못 울렸던 새벽의 공습경보 등은 현실을 꿈보다 낯선 세계로 만들었다. 이러한 사건들을 겪으며 작가는 꿈이 아닌 일상 속 재난의 풍경들을 회화에 옮기기 시작했다.
전시의 회화는 한 번쯤 마주한 적 있는 거리의 풍경을 연상시키지만, 그 풍경 속 형체들은 녹아내리거나 썩은 듯이 흐물거리고, 원래의 색에서 반전된 기묘한 색을 띤다. <오너먼트> (2023)에서는 ‘장식’이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회화 속 형상이 화재 혹은 거센 폭풍을 맞이한 듯 휘발되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박산아의 회화 속 스산한 일상의 풍경들은 반복되는 재난을 마주하고 있는 우리의 정서와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