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 동시대 미술을 이끄는 대표 작가들에는 누가 있는지 살펴보고 싶다면 12월 16일까지 진행되는 두산갤러리리의 “마니에라 Maniera”전을 살펴보자.
두산갤러리는 인연을 맺은 수많은 작가의 작품을 수집해 왔다. 이번 전시에는 구동희, 권오상, 김인배, 박광수, 배윤환, 성낙희, 오민, 이형구, 임영주, 장서영, 장지아, 장파, 전소정, 정지현, 정희승, 차재민, 최윤, 함진, 황수연 등 갤러리와 함께 활동한 적 있는 작가 19명의 작품을 ‘마니에라’라는 주제로 선보인다.
‘마니에라’는 이탈리아어로 ‘양식(style)’을 뜻하며, 16세기에 잠시 전개되었던 미술 사조 ‘마니에리스모(Manierismo)’ (또는 매너리즘)에서 가져왔다. 두산갤러리가 이 용어를 전시 제목으로 사용한 이유는 참여 작가들의 고유한 개성과 한국 동시대 미술사에서 이들의 역할 때문이다.
‘마니에리스모’는 한 사조로 인정받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여기에 해당하는 작품은 완벽한 균형미를 이루는 르네상스 시대와 극적인 조화를 이루는 바로크 시대의 작품들 사이에 등장했으나 기이할 정도로 과장된 비례감, 왜곡된 형상, 비논리적인 구성 등을 이루었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부정적인 의미로 통용되었던 ‘마니에라’라는 용어는 16세기에 이르러서야 ‘예술가의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양식이나 화풍’이라는 의미가 부여되었고, ‘마니에라’의 양식은 관습을 비트는 새로운 미감이 드러나기 시작한 시기로 일컫게 되었다.
두산갤러리의 “마니에라 Maniera”전의 작품들은 이런 의미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2007년부터 기관의 방향성을 재고한 분기점인 2021년까지 15년 여간 두산갤러리와 인연을 맺은 이들 작가들은 각자만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전시의 작품들은 제각각의 개성을 담으며 동시대 미술을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