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ble:Binding:World:Tree” Poster Image ©Post Territory Ujeongguk

탈영역우정국은 그룹전 “이중:작동:세계:나무”을 2월 1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북유럽과 동아시아의 멀고도 가까운 관계를 ‘세계-나무’라는 전 세계 어디든 존재하는 신화적인 나무 메타포로 연결하여, 고전과 미래, 인간과 비인간, 식물과 신화, 성장과 파국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인 공감과 차이에 관해 탐구한다.

노르웨이 생물학자 안드레아스 헤이놀(Andreas Hejnol)은 「Arts of Living on a Damaged Planet」에서 메타포를 둘러싼 계층적이고 선형적인 관념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비판적으로 인지하고, 나아가 다른 비유하기로 다른 스토리를 써내려가기를 기술한다: 이렇게 다른 메타포를 써야 한다는 요청과 맥을 공유하며, 전시에 포함된 작업들은 생태, 젠더, 기술과 국가 장치에 관한 대안적인 이야기를 제공하고, 신체에 관한 응시와 관념에 비판적으로 접근하며, 관습적인 제도에 내재한 권력과 편견을 재고하는 시도들로 구성되어 있다.

루나 스케일스의 <눈꺼풀>은 미술사에서 비판 없이 수용되는 고전적인 이미지를 카메라의 눈으로 비춘 다른 신체로 대체함으로써 친근함과 정상성의 카논을 위태롭게 한다. 염지혜의 <검은 태양 X : 캐스퍼, 마녀, 그리고 물구나무종>은 암시적으로 연결된 세 가지 재난의 궤적을 이야기하며 세계를 감지하는 반전된 경험을 제안한다. 마크 톨랜더의 <우리. 그들. 거기>는 일상과 초현실, 내러티브와 캐릭터, 애니메이션과 작곡이 우선순위나 위계 없이 하이브리드 상태로 흘러가는데, 이렇게 작가는 결정하기를 거부하는 선택을 통해 새로운 내러티브를 실험한다. 마리아 마이닐드의 <새로운 기분>은 심리극에서 활용하는 상상과 행동, 투사와 감정 등의 작동을 연구하며 친밀한 관계와 거대 제도적 구조 모두를 탐색한다. 비대한 신체를 퀴어함으로서 다루는 토어 할라스의 <탐욕을 쫓지 않아야 당신은 신에게 더 가까워진다>는 노골적인 화면과 미묘한 차별 사이의 복잡성을 내밀한 관계와 공공연한 진술 사이에 위치시킨다. 무니페리의 <리서치 위드 미, 실종: 유령으로도 돌아오지 못하고>는 동아시아 환상성에서 발견한 비인간과 젠더 연관성을 질문하고, 존재의 사라짐을 다루는 복제산업과 종교적 윤회 이야기를 오가며 기이하게 확장되는 “나”의 경계와 그 가능성을 더듬는다.

맥시밀리언 스메짜의 <낫 러브 얼론>는 고대로부터 보존되어온 유물과 조류 서식지의 정치적이고 생태학적인 파괴 앞에서, 최신식 기술을 활용한 복원과 재창조로 새롭게 등장하는 논쟁들을 질문한다. 홍민키의 <낙원>은 사회적 관심의 변두리가 퀴어링의 장소로 변모되는 변천사를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페르소나’로 렌더링하여, 과거에는 보여서는 안되었던 이야기 보따리를 새로운 시각장에서 풀어낸다. 정지수의 <로지, 엘라이자, 클로이, 루비>는 인간 노동이 전이된 사물의 시선을 통해, 이에 함께 투사된 미묘한 젠더화의 영역들을 드러낸다. 린다 라미냥의 <우리를 서로 그리고 온 행성과 연결하는 이미지와 상징의 새로운 가치체계>는 쿵푸 수련의 내면성을 활용해 인간과 동물을 연결짓는 신체 활동을 제안하고, 나아가 이것을 폭력성이 내재된 이데올로기를 향한 방어술로 전유한다. 수피앙 아델의 <빛이 떨어지다>에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는 선형적인 영상 프레임 속 비선형적인 대화 흐름을 보여주는데, 3차원의 객체가 투사된 2차원의 투영 면에서 출발한 질문은 직관적인 방식으로 철학적인 사유를 이어나간다.

전시에서 만나는 열 한 명의 작가들은 그들이 속한 시대와 지역에 깊게 뿌리 박혀 있는 메타포와 감각적 인상에 개입한다. “이중:작동:세계:나무”는 작가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 속에 이미 내재한 다른 세계를 드러내는 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