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erior view of the Leeum Museum of Art, Seoul. Courtesy of the Samsung Foundation of Culture.

리움미술관은 1년 7개월의 휴관을 마치고 2021년 10월에 문을 다시 열었다.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리움은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미술관이라는 비전을 내놓은 바 있다. 2023년에도 동시대 흐름의 넒은 스펙트럼을 아우르며 주요 작가와 주제를 조명하는 전시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고미술부터 동시대 미술까지 넒은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리움에서 2023년에 개최될 전시 중 국내 동시대 미술 작가를 조명하는 전시로는 김범 작가의 개인전과 국내 주요 젊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다층적으로 조망하고 국제적인 도약을 지원하고자 개최하는 강서경 작가의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

김범(Kim Beom), ‘벽돌 벅 #1’ 1994, 캔버스와 실, 51x61cm ⓒ김범.

김범 작가의 개인전은 2023년 7월부터 11월까지 치러질 예정이다. 이번 개인전은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약 30여 년간 작품 세계를 총망라하는 회고전으로, 작가의 최대 규모 전시가 된다. 김범 작가는 드로잉, 회화, 영상, 설치 등 폭넓은 매체를 사용해 밋밋한 현실 속 사물에 유머러스한 상상력을 더한 작업을 한다. 그의 작업은 사회적으로 학습된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하며, 나아가 우리 일상 속의 이미지가 가진 허구성을 드러내 왔다. 예를 들어 ‘라디오 모양의 다리미, 다리미 모양의 주전자, 주전자 모양의 라디오’(2002)라는 작품은 제목 그대로 사물들이 엉뚱한 역할을 하기도 하며, ‘볼거리’(2010)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재구성한 작품에서는 영양이 치타를 추격하는 장면이 재생된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익숙한 세상의 질서를 뒤바꾸어 새롭게 사고하도록 제안한다.

김범(b. 1963) 작가는 1995년 석남 미술상과 2001년 제2회 에르메스 미술상을 수상했다. 제51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과 제8회 이스탄불 비엔날레에 참여한 바 있으며, 국내외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다. 그의 작품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휴스턴 미술관, 미니애폴리스의 워커아트센터,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다양한 곳에 소장되어 있다.

강서경(Suki Seokyeong Kang), ‘산 #21-01’, 2020-2021, 철에 도색, 실, 체인, 바퀴, 약 128.3x97.8x30cm. 사진 김상태. 강서경 스튜디오 제공.

강서경 작가의 개인전도 준비되었다. 작업은 조각, 회화, 영상, 설치, 퍼포먼스를 아우르는 강서경 작가의 작업은 삶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감정들을 어떠한 추상적인 규칙을 통해 기록하는 작업을 한다. 그는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물들을 서로 지탱하도록 쌓아 올려 아슬아슬함 속에서 균형 있는 형태를 찾아 가는 작업을 한다. 또한 캔버스에 반복된 붓질로 물감을 올려 어떠한 논리, 감정, 색의 단위들이 자연스럽게 규칙을 찾아가는 회화를 한다. 즉, 그는 언어로는 마땅히 풀어낼 수 없는 불안과 모순에 대한 감정과 다양한 논리를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로 쌓으면서 그 안에서 균형과 조화를 찾아 가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때로는 말 또는 글로 표현해 낼 수 없는 어떤 감정을 텍스트와 함께 제시함으로써 ‘추상화된 조형적 논리’를 구현하기도 한다.

동양화를 전공한 강서경(b. 1977) 작가는 국내뿐만 아니라 대만, 미국, 룩셈부르크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서울시립미술관(서울, 2022), 페이스 갤러리(뉴욕, 2021), 시카고 현대미술관(시카고, 2021), 아라리오 갤러리(천안, 2020) 등 전 세계의 다양한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와 2016년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했으며, 2013년 제13회 송은미술대상을 수상했다.

리움미술관과 함께 삼성문화재단의 소속으로 있는 호암 미술관에서는 2023년 9월부터 리움미술관의 전후 현대 미술부터 동시대 미술까지 주요 소장품을 선보이는 “소장품전”을 개최하고, 그 전 2023년 4월부터는 한국 추상 미술의 역사를 연 김환기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