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의 올림픽’으로도 불리는 베니스 비엔날레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범유행으로 1년 연기되어 2022년 4월 23일부터 11월 27일까지 개최된다.
올해로 59회째를 맞는 비엔날레는 이탈리아 여성 최초로 뉴욕의 하이라인파크 총괄 큐레이터인 세실리아 알레마니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알레마니 예술감독의 본 전시와 함께 개별 국가에서 주최하는 81개의 국가관 그리고 다양한 연계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La biennale di venezia. Photo by Alexandru Ionescu on Unsplash.
올해 본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 수는 총 58개국에서 온 213명(팀)이다. 이는 2019년 58회 참여 작가 83명과 비교했을 때 2배가 넘는 숫자로 2005년 이후 최대 규모이다. 참가 작가 중 75%가 여성 및 일반적인 성별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작가이며, 23%에 해당하는 작가들은 20세기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과 매우 밀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시 제목 “꿈의 우유”는 20세기 초현실주의 화가이자 소설가인 레오노라 캐링턴(1917~2011)이 쓴 동명의 그림 책에서 가져왔다. 알레마니는 이 책이 “상상력을 통해 모든 것이 변형될 수 있는 마법의 세계를 묘사하고 있다”며 이번 본 전시는 최근 전 세계가 직면한 암울한 상황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대안적 태도와 관점을 예술을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알레마니에 따르면 전시는 크게 신체의 변형, 인간과 과학기술의 관계 그리고 신체와 자연과의 연결성, 세 가지 주제로 나뉜다고 전했다.
이번 본 전시에 참여하는 한국인 작가로는 정금형 작가와 이미래 작가가 있다. 두 작가 모두 여성으로 성(性), 신체성, 기술을 이야기하는 작업을 한다.
Geumhyung Jeong, 'REHAB TRAINING,' 2015, Performance, 160 mins. Photo by Mingu Jeong. Courtesy of The Artro.
한국의 안무가이자 시각 예술가인 정금형(b.1980) 작가의 작업은 행위 예술과 설치 작품으로 이어진다. 인형, 마네킹, 의료용 인체모형, 헬스 장비 등을 활용해 사람의 형태를 가진 ‘바디 머신’을 제작해 자신의 신체와 ‘듀엣’을 이루어 행위 예술을 펼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신체가 갖는 잠재력을 탐색하고, 여성의 몸과 성정체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재고하며,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에 대한 고민을 한다.
정금형 작가는 대표적으로 송은 아트스페이스(2018)와 스위스의 쿤스트할레 바젤(2019)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뉴욕의 뉴뮤지엄 트리엔날레(2015), 호주 퀸즐랜드의 아시아퍼시픽트리엔날레(2018–2019)에 참여했다. 또한 에르메스재단 미술상(2015)을 수상했다.
Main image of Mire Lee's solo exhibition "Carriers" at Art Sonje Center in 2020. Photo by Yeonje Kim. Courtesy of Art Sonje Center.
네덜란드와 한국을 오가며 작업하는 이미래(b.1988) 작가는 단순한 기술을 적용해 기괴한 생물체 형태를 만든다. 끈적해 보이는 호스, 늘어진 철사와 밧줄, 너덜너덜한 천과 같은 물체들이 서로 얽혀 반복적으로 움직임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내장 기관을 떠오르게 한다. 작가는 감각을 자극하는 이미지들을 통해 일반적으로 여성적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감정과 감각을 환기시키고, 에로티즘, 폭력, 좌절 등과 같은 주제를 다룬다.
이미래 작가는 아트선재센터(2020)와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 카스코 미술관(2019) 등에서 개인전을 열은 바 있으며, 독일의 쿤스트베린 프라이부르크(2021), 아랍에미리트의 샤르자미술재단(2019),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프로젝트(2018), 서울시립미술관(2016) 등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Venice, Italy. Photo by Fabio Mangione on Unsplash.
1895년에 창설된 베니스 비엔날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미술 전시 행사이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격년마다 개최된다는 뜻의 ‘비엔날레’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곳으로 현재는 전 세계에서 이러한 비엔날레 전시 형태를 모델로 삼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은 1995년에 설립되었으며, 1986년에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고영훈 작가와 하동철 작가가 참여했다.
최근 몇 년간 베니스 비엔날레 본 전시에 참가한 한국 작가로는 이불(2019, 1999), 아니카 이(2019), 강서경(2019), 김성환(2017), 이수경(2017), 김아영(2015), 남화연(2015), 임흥순(2015)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