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3th Hesitation," Arario Gallery. Photo by Aproject Company.

한국 작가로 구성된 그룹전 “13번째 망설임”이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2022년 3월 27일까지 개최된다. 

전시는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루기 시작한 1970년대에서 1980년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30~40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부모 세대보다 풍족한 환경에서 성장한 이 세대는 이제 세상에 미혹되지 않을 나이, 불혹(不惑)에 접어들었지만, 이들이 현재 접한 현실은 불안과 망설임으로 가득하다.

갤러리는 작가의 눈으로 본 현실의 다양한 문제를 비춰보고, 이를 공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전시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전시에는 한국 동시대 미술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13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참여 작가 중 이은실 작가와 이진주 작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온라인 아카이브와 아트 마켓 플랫폼을 준비 중인 K-ARTIST.COM에도 참여하고 있다.

Lee Eunsil, 'Line in Front of Us,' 2014, Colors and ink on Korean paper, 244x720 cm. "The 13th Hesitation," Arario Gallery.
Photo by Aproject Company.

이은실 작가(b.1983)는 전통 한국화 재료와 기법을 활용하여 산수화와 한국 전통 건축 양식을 그린다. 하지만 작품은 ‘몸’에 대한 사회적 금기와 억눌린 욕망을 표현하고 있어 매우 적나라하다. 특히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호랑이는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존재이다. 마음껏 성본능을 드러내는 맹수는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규범, 윤리적 기준 등 사회 구조 안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우리 내면의 욕망을 비추고 있다.

이은실 작가는 P21 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등 다수의 갤러리와 송은 아트스페이스, 두산갤러리 뉴욕, 대안공간 풀 등 여러 미술 기관 전시에 참여한 바 있다.

Lee Jinju, 'Dark Faces,' 2017, Mixed media on linen, 115x96.3cm,
Lee Jinju, (Im)possible Scene, 2020, Korean color on linen, wood, 260(h)x60x63cm,
Lee Jinju, 'Deceptive Well,' 2017, Korean color on linen, 260x528cm,
"The 13th Hesitation," Arario Gallery. Photo by Aproject Company.

이진주 작가(b.1980)는 한국화 재료로 매우 섬세하고 정교한 드로잉을 한다. 정밀하게 그려낸 사물 하나하나는 매우 사실적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사물들끼리 관련성도 없고 알 수 없는 위치에 흩어져 있어 기묘하고 비현실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이러한 이미지는 작가가 실제로 한 경험, 꾸었던 꿈, 느꼈던 감각 등 기억에 기반한 심리적 풍경에 기인한다. 특히, 기억은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의 이치에 구애받지 않아 시공간을 넘나드는 입체적인 풍경으로 그려진다. 이러한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가상의 동떨어진 섬처럼 그림을 그리거나, 작품 자체를 입방체나 설치물 형태로 만들기도 한다.

이진주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아라리오뮤지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서울시립미술관 등 다수의 미술관과 아라리오갤러리,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등에 여러 미술 기관 전시에 참여했다.

그 외에도 “13번째 망설임”전에는 구지윤, 김인배, 노상호, 돈선필, 백경호, 백현주, 심래정, 안지산, 인세인 박, 장종완, 좌혜선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Exterior view of Arario Gallery Cheonan. Photo by Aproject Comapny.

* 아라리오 갤러리는 1989년 천안에 개관하여 현재는 천안, 서울, 중국 상하이 3곳에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 기반의 작가, 특히 국내에서 생소한 인도 및 동남아시아계 작가를 한국 미술계에 소개하는 갤러리로 알려져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