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r image of "10-Year Path of Korea Artist Prize" at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MMCA), Seoul.
(October 28, 2022 – March 26, 2023). Courtesy of the MMCA.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전은 재정비된 모습으로 돌아오기 위해 지난 10년 간의 역사를 되돌아본다. 올해는 따로 ‘올해의 작가상’ 후보자를 선정하지 않는 대신 그간의 기록을 모아 비디오 아카이브 프로젝트로 진행한다.

 2012년부터 10년 동안 이어져 온 ‘올해의 작가상’에 대한 기록을 영상 자료로서 살피는 “올해의 작가상 10년의 기록”전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2023년 3월 26일까지 진행된다. 지금까지 선정된 작가 40인의 작품 세계와, 전시 제작 과정, 인터뷰 그리고 전시 자료들이 세 개의 전시장에 걸쳐 전시되고 있다.

Exhibition view of "10-Year Path of Korea Artist Prize" at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MMCA), Seoul (October 28, 2022 – March 26, 2023). Courtesy of the MMCA.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은 국내 미술관에서 주최하는 시상형 전시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해마다 한국 현대 미술의 비전을 제시할 역량 있는 작가를 선정하기 위해 두 번의 심사 과정을 거친다. 1차 심사에서 선정된 4명의 작가들은 4천만 원의 전시 지원금으로 “올해의 작가상” 전시에 참여하게 되며, SBS에서는 이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 다큐멘터리를 제작 방영한다. 최종 수상자는 전시를 바탕으로 선발되어 추가적으로 1천만 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1995년부터 2010년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이 이끌어 온 “올해의 작가”전을 계승한다. 이 당시에는 미술관 내부 인원들이 강도 높은 토론을 통해 작가 추천, 심사, 발표를 모두 진행했다. 그러나 더욱 공정한 선정 과정을 갖추기 위해 제도 개편을 추진하였고, 2년 간의 공백기 후, 2012년 SBS문화재단과 장기 후원 협약을 맺으면서 ‘올해의 작가상’이라는 수상 제도로 부활했다.

새롭게 개편된 ‘올해의 작가상’은 1984년에 제정되어 런던의 현대미술관인 테이트에서 주최하는 현대 미술상인 터너상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이러한 터너상은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 왔다. 2015년에는 처음으로 순수 미술이 아닌 건축과 디자인 장르를 다루는 팀을 선정했고, 2017년부터는 ‘50세 미만’으로 정해져 있던 연령 제한을 없앴다. 2019년과 2020년에는 한 명(팀)의 수상자가 아닌 참여 작가들 모두를 공동 수상자로 올렸으며, 2021년에는 후보군이 모두 팀으로 이뤄진 컬렉티브를 선정하기도 했다.

Exhibition view of "10-Year Path of Korea Artist Prize" at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MMCA), Seoul (October 28, 2022 – March 26, 2023). Courtesy of the MMCA.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 프로그램 또한 시대의 요구에 맞게 시스템을 재편한다. 그동안 지적되어 온 여러 문제점들을 개선하여 새로운 운영 방식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올해의 작가상’의 문제점으로 떠오른 사안들은 첫째, 경직된 운영과 진부한 콘텐츠 때문에 수상 제도의 권위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몇몇 전시에서는 시의적절한 사회·문화적 이슈나 참신하고 의미 있는 조형 의식을 반영하지 못하고, 전시장을 채우기 급급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두 번째로는 최종 수상자 선정 방식의 문제이다. 후보 작가의 경쟁 구도로 이뤄지는 전시의 운영 방식은 시상의 의의와 부흥하지 못한다. 또한 매년 바뀌는 외부 인사로 인해 심사는 단기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참여 작가의 독특한 경향성이나 개성을 놓치게 만든다. 그리고 수상 작가가 특정 장르에 치우쳐져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되었다.

세 번째로는 국립미술관으로서 공공성의 의무를 재고할 필요성이 지적됐다. 공공기관으로서 국립현대미술관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을 아우르는 평등적 관점을 가지고 현대 미술을 통해 사회 인식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한 전시에서는 이러한 공공성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올해의 작가상 10년의 기록”전을 통해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며 해당 수상 제도의 설립 이유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를 고민한다. 나아가 현대 미술과 대중 사이에 얼마만큼의 거리가 존재하고 둘 사이의 접점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며, 공공기관으로서 미술관이 현대 미술 전시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와 사회 내 현대 미술의 의의 등을 살펴보는 자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내년 2월께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그동안 지적된 문제점들을 반영해 개선안을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