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ERS” Poster ©OCI Museum of Art
OCI 미술관에서는 6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인 2023 OCI YOUNG CREATIVES의 선정 작가 김소정 (b.1993)의 개인전 MATTERS를 진행한다.
김소정 작가는 선, 족자, 병풍과 같은 표구방식과 정조때 의궤, 행렬도와 같은 기록화를 참고하여 일상에서 그 자리를 겨우 유지하는 장면이나 군중이 모인 시위현장을 표현한다. 작가는 사물의 온전한 형태만을 그리지만 그것의 본질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캔버스 속에 집결한 군중들은 외형만 존재할 뿐 표정을 그리지 않는다. 그들이 쥐고 있는 현수막이나 깃발, 플랜카드는 형태만 존재하며 메시지와 내용, 주장은 찾아볼 수 없고 단조로운 색과 선으로 구성되어 구체적인 현실을 말하지 않는다.
참사와 재난, 전쟁과 분쟁, 긴장과 무장, 범죄와 비리, 차별과 착취, 고독과 중독, 빈곤과 격차 등 우리 주변의 망가진 곳은 늘어가지만 정작 고치는 사람보다 망가뜨리는 사람이 많다. 망가진 것을 그대로 내버려둘 수 없기에 그것을 고치고자 하는 사람들은 군중을 이뤄 의지를 품고 눈과 귀를 열고 말을 하며 몸으로 실천한다.
하지만 그런 이들은 모두 반란을 일으키거나 사회의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죄를 씌우고 벌금형을 내리거나 배척하고 고립시킨다. 그래서 작가는 작품 속 인물의 얼굴을 가린다. 자칫하면 고치기는 커녕 죄와 짐만 얻은 채 배척과 고립 속에 쉬이 놓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군중들은 거리로 나가며 작가는 그런 그들이 망가진 곳을 고치기 위해 내딛는 첫걸음을 바라보며 그림 속으로 옮긴다. 굴하지 않고 계속 나아간다면 잘못된 시선을 바로잡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과 경청해야 할 소리를 짚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