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ología: Ten Enchanting Spells” Installation view at Buk-Seoul Museum of Art © Seoul Museum of Art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는 8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SeMA 앤솔러지: 열 개의 주문”을 진행한다. 참여 작가는 구기정, 권혜원, 기슬기, 김상진, 노은주, 박경률, 박성준, 박이소, 전병구, 최재원 총 10명이다.
전시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획된 기념전으로 ‘상상’의 형식적, 주제적 본질에 주목한다. 전시는 상상을 무한한 가치 창출의 원천이자 시공간을 확장하는 것으로 보고 특히 상상을 언어화하는 구조를 전시의 구성에 적용하고자 한다. 서문에 따르면, 개별 작품들은 ‘조건의 재설정’, ‘기호로서의 질문’, ‘수사학적 전략’과 같은 언어의 기법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전시는 3D 공간에서 합성한 디지털 이미지와 영상으로 흙, 나뭇잎, 이끼와 같은 주변의 풍경을 재구성한 구기정 작가의 <초과된 풍경> (2021/2023)으로 시작한다. 이를 이어 램프들이 일제히 벽을 비추고 있는 박이소 작가의 <당신의 밝은 미래> (2002) 와 북서울미술관 개관 이후 개최된 전시의 포스터에서 텍스트 정보를 제거하고 그 이미지를 연대기 순으로 배치한 기슬기 작가의 작품들도 살펴볼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이번 전시를 위해 최재원 시인이 집필한 열 한 편의 시 <목련 나무 아래에서> (2023) 가 전시 작품으로 더해졌다는 사실이다. 검은색 화면 속 흰 글자로 적혀진 시가 영상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흘러가는데 설명에 따르면 이 시는 전시의 풍요로움을 더해주는 제3의 공간으로 작동한다.
전시 명인 앤솔러지의 어원인 ‘anthología’는 꽃다발을 의미하는데, 전시는 이처럼 관객에게 개관 10주년을 맞아 미술관의 과거, 현재, 미래의 얼개를 한데 모아 펼쳐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