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son Young, Altar Music(Liturgy for an indecisive Belliever), 2022, sound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 ©Galerie Gisela Capitain and the artist. Photo: Simon Vogel, Cologne.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의 위성 프로젝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4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전 “빅브라더 블록체인”을 8월 18일까지 개최한다.
“빅브라더 블록체인”은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40주년을 맞아,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는 현대 예술을 다시 점검한다. 1948년 조지 오웰은 소설 『1984』를 통해서 기술의 발달로 스스로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도 사회를 지배하는 빅브라더를 예언하며 감시와 통제로 얼룩진 암울한 근미래를 묘사했다. 그로부터 35년 후 백남준은 1984년의 새해 첫날을 오웰에게 답할 최적의 기회로 보았다. 백남준은 미래에 대한 경고와 화려한 쇼를 오가며 뉴욕과 파리를 연결하는 위성 쇼를 전 세계에 선물하며 오웰에게 “당신은 절반만 맞았다”고 응답하였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2024년, 우리도 백남준을 따라 동시대 기술 환경으로부터 어떠한 미래를 읽을 수 있을지 답을 찾고자 한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온전히 실현될 지 그 미래를 알 수 없지만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빅브라더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블록체인은 공동체 안에 형성된 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기록하고 공유하는 기술을 지향한다.
만약 블록체인이 빅브라더를 대항할 수 있는 미래의 기술로 자리잡는다면 중앙집중형 서버가 아니라 블록체인에 참여하는 노드의 역할이 중요해진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참여 작가와 작품을 블록으로, 전시를 경험하고 공유하는 관객을 개개인의 노드로 상정한다. 무엇보다 블록에 담긴 정보를 공유하고 분산하는 노드의 역할이 중요하며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빅브라더 블록체인”에 참여한 작가들- 권희수, 삼손 영, 이상희, 이양희, 장서영, 조승호, 황 휘(HWI), 홍민키, 히토 슈타이얼은 백남준이 <굿모닝 미스터 오웰>에 섭외했던 뉴욕과 파리의 사회자들, 로리 앤더슨과 피터 가브리엘, 존 케이지, 오잉고 보잉고, 머스 커닝햄과 같은 작가들의 미래의 모습이다. 그래서 이들의 작업은 이미 본듯한 미래가 반복되는 어지러움을 일으키는 한편, 각각 춤, 노래, 사운드, 미디어, 기술, 게임, 노동에 대한 전망을 그리고 있다.
참여작가들은 미래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블록을 형성하며 이 블록은 네트워크에 있는 모든 노드에게 전송된다. 노드는 미래의 타당성을 결정하는 동시에, 모든 것을 바라보고 기록/기억하게 된다. “빅브라더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으로 상징되는 아직 온전히 실현되지 못한 기술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백남준이 통제에서 소통으로 위성이라는 기술의 용도 변경을 시도했던 것처럼, 블록체인을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기술의 경로를 민주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점쳐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