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 현대 미술관으로서 한국 현대 미술의 발전 과정을 보여 주는 전시를 다양하게 개최해 왔다.

Partial exterior view of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Seoul.

한국 근현대 미술사가 서구 미술사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 등 한국만이 갖는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특수한 미술사적 서사를 형성해 오기도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 현대 미술관으로서 한국 현대 미술의 발전 과정을 보여 주는 전시를 개최해 그 역사를 정리해 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그동안 한국 현대 미술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다수의 전시를 개최했다. 특히 광복 60주년을 기념하여 2005년 개최된 “한국미술 100년”전, 1972년에 개최된 “한국근대미술 60년”전, 2012년과 2013년에 진행되었던 “한국현대미술 거대서사”전 그리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선보인 “시대를 보는 눈: 한국근현대미술”전은 눈여겨볼 만하다.

Poster image of 100 Years of Korean Art, Part 1 (광복 60주년기념 한국미술100년, 1부) exhibition, MMCA. (August 13 - October 23, 2005). Courtesy of the museum

지난 2019년에 개관 50주년을 맞이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 서울관 개관 10주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이하 청주관) 개관 5주년을 맞이하여 청주관에서 7월 30일까지 “전시의 전시”전을 선보인다. “전시의 전시”전은 ‘기념’을 주제로 그동안 미술관에서 개최되었던 4개의 전시를 되돌아보는 장을 마련한다.

여기서 소개되고 있는 “한국미술 100년”전은 100년간의 한국의 근현대 미술사를 되돌아보기 위해 2005년부터 2006년까지 두 번에 걸쳐 전시되었으며, “전시의 전시”전에서는 그중 1부만을 소개하고 있다.

광복 6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이라는 지역에서 진행되어 온 근현대 미술의 발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 “한국미술 100년”전의 1부와 2부는 조선 왕조의 몰락, 일제 침략, 광복 그리고 1960년 4.19혁명 이전까지 시기별로 우리 미술의 지난 100년을 조망하면서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동시에 한국 동시대 미술의 정체성이 구축되기 위한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던 전시였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의 전시”전에서는 “한국미술 100년”전에 있었던 우리나라 최초의 누드화인 김관호의 ‘해질녘'(1916년)을 비롯하여 이쾌대의 ‘두루마기 입은 자화상'(1940년대) 등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현대 미술이 지금까지 발전해 왔던 과정을 살펴볼 수 있을 만한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Catalog image: Modern Korean Art Exhibition for the Past Sixty Years . MMCA. (June 27 - July, 26, 1972). Courtesy of the museum.

“한국미술 100년”전보다 더 오래된 전시로 1972년 6월 27일부터 7월 26일까지 개최되었던 “한국근대미술 60년”전이 있다. 해당 전시는 현대 미술보다는 한국 근대 미술을 고찰한 전시였지만 한국 현대 미술의 근저를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전시로 1900년대 이후 60년간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발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전시였다.

“한국근대미술 60년”전은 또한 한국의 근대 미술을 조명한 최초의 기획전이자 국립현대미술관의 근대 미술 컬렉션을 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한 전시로 그 중요성을 평가받고 있다. “한국근대미술 60년”전은 15명의 추진위원의 심사를 거쳐 전시 작품을 결정하는 과정을 통해서 처음으로 분야별 전문가들의 평가를 통해 한국 현대 미술사를 평가했던 전시였다. 또한 해당 전시를 통해서 당시에 소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전시들을 한곳에 모아 작품의 거취를 밝힐 수 있었다. 

“한국근대미술 60년”전은 동양화 188점, 서양화 252점, 조각 29점, 서예 57점 등 총 526점의 작품이 전시된 대규모 전시였다. 이 당시에 선별된 작품들 중 국립현대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으로 꼽히는 작품들로는 한국 최초의 추상화로 여겨지는 김환기 작가의 ‘론도’(1938)와 박수근 작가의 말년작이자 대표작인 ‘할아버지와 손자’(1960), 이중섭 작가의 ‘투계’(1955)가 있다.

Brochure image: Korean Art from the Museum Collection: Grand Narrative, Part 1. MMCA. (May 1, 2012 - July 14, 2013). Courtesy of the museum.

초점을 옮겨 보다 가까운 현대를 조명하는 전시로는 2012년 5월 1일부터 2013년 7월 14일까지 1부와 2부로 나뉘어 개최된 “한국현대미술 거대서사”전이 있다.

해당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국 전쟁 이후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현대 미술계의 의식 저변에 일관되게 이어져 오고 있는 담론을 정리하여 전시했다.

1950년대 한국적 특색이 반영된 작품들부터 1970년대 한국 경제의 부흥기 당시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던 열망이 미술에 실현된 경향을 작품을 통해 보여 주고, 1980년대 한국의 집단적 정체성을 모색하던 경향, 그리고 1990년대 국제화와 매스 미디어 발전, 대중문화와 소비주의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에 따라 변화해 가는 현대 미술의 모습 또한 보여 주었다.

1부와 2부로 나눠진 전시에는 박서보, 윤형근, 김구림, 전성우, 임옥상 그리고 백남준, 박현기부터 권오상, 정연두, 박찬경 등 다양한 한국 현대 미술가들의 뉴미디어, 설치, 한국화, 회화, 조각이 전시되었다.

Poster image: Artists in Their Times: Korean Modern and Contemporary Art, MMCA. (August 4, 2020 - July 31, 2022). Courtesy of the museum.

가장 최근에 한국의 근현대 미술사를 조망한 전시 중에서는 2020년 7월 21일부터 2022년 9월 18일까지 과천관에서 진행되었던 “시대를 보는 눈: 한국근현대미술”전을 빼놓을 수 없다. 해당 전시는 한국 근현대 미술사 120년의 주요 흐름을 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살펴본 전시로, 주요 소장품 300여 점과 미술연구센터 자료 200여 점을 선보였다.

전시는 “전통 미술의 변화와 유화의 도입”이 일었던 1900년대 초, “새로운 형상 회화의 등장과, 한국 극사실회화”가 대두되었던 1970년대 후반, 민중 미술과 다양한 소그룹 운동이 일어났던 1980년대, 모더니즘 담론에서 벗어나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 등의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이 일었던 1990년대, 다원예술과 표현의 확장으로 나아가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까지, 한국 동시대 미술의 형성 과정을 15개 섹션으로 나누어 보여 주었다.

“시대를 보는 눈: 한국근현대미술”전은 시기별 연구자들과 협력하여 꾸려진 전시로 한국의 사회적 상황 속에서 미술이 어떻게 변모해 왔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작품간의 유기적 관계를 보여 주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