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에서 격년마다 열리는 휘트니 비엔날레가 원래 일정에서 1년 연기되어 오는 4월 6일부터 9월 5일까지 개최된다. 

전시 제목 “Quiet as It’s Kept”는 예술가 데이비드 해먼스, 소설가 토니 모리슨, 재즈 드러머 맥스 로치로부터 영향을 받았으며 무언가를 비밀로 하기 위해 침묵을 지킨다는 구어적 표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휘트니 미술관 큐레이터인 데이비드 브레슬린과 애드리안 에드워즈가 기획하여 미국 기반 작가 63명(팀 포함)을 소개할 예정이다.


Whitney Biennial 2017. Photo by Aproject Company.

신진 작가 소개에 큰 비중을 두었던 기존의 휘트니 비엔날레와는 달리 이번 전시는 1995년생부터 1946년생까지 다양한 세대의 동시대 작가들이 참여한다. 

또한 기존에는 전시 내에서 접근성이 떨어졌던 퍼포먼스와 영상 작품도 다른 작품과 비슷한 비중으로 선보여, 진행됨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는 전시가 될 예정이다.

이번 비엔날레는 미국과 멕시코 등 두 국가에 기반을 둔 작가, 캐나다 원주민 출신 작가, 그리고 북미 지역 밖에서 출생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미국이라는 국가가 갖는 물리적, 심리적 경계를 돌아보면서 비엔날레의 본래 취지인 ‘미국 예술가’로서의 의미를 고찰한다.


Cover for the original (1982) publication of "Dictée" by Theresa Hak Kyung Cha.

이번 휘트니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한국인 출신 작가로는 차학경(테레사 학경 차, 1951~1982) 작가가 있다. 휘트니 미술관에서는 1993년(Other Things Seen, Other Things Heard)과 1995년(Exile), 두 번에 걸쳐 차학경 작가의 회고전을 개최한 바 있다. 

차학경 작가는 시인, 소설가, 프로듀서, 영화감독, 행위예술가, 비디오 아티스트로서 다양한 장르에 걸쳐 예술적 활동을 펼쳤던 인물이었으며, 미국에서 비교문학 학사, 미술 학사 및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프랑스에서 영화 제작과 이론을 공부했다. 

차학경 작가의 작품을 아우르는 중요한 요소는 언어다. 그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인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나 만 11세의 나이에 미국으로 이주했다.

한 때 언어 사용이 억압 되었던 한국의 역사적 배경과 타국으로 이민을 간 개인적 경험을 통해 작가는 언어를 통일, 자유, 포용, 소통 등을 제어하는 힘의 한 형태로 보게 되었다. 

차학경 작가는 특히 자전적 문학 작품이자 아티스트 북인 “딕테(Dictee)”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1982년 뉴욕에서 강간 및 살해를 당하기 직전에 출판된 이 책은 6개 국어로 된 텍스트와 이미지를 그만의 방식으로 실험하면서 작가 자신과 만주 태생의 어머니, 유관순 열사와 잔 다르크 등 역사, 신화 또는 개인적 친분을 가진 다양한 여성 인물들의 이야기를 엮어냈다.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Photo by Ajay Suresh.

휘트니 비엔날레는 미국 휘트니 미술관에서 격년제로 개최하는 대규모 전시이다. 미국 내 젊은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고 소개할 목적으로 1932년 매년 개최하는 것으로 시작되어 1973년부터 지금의 대규모 격년제 형태로 자리 잡았다. 

올해로 80회를 맞이한 휘트니 비엔날레는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미국 현대 및 동시대 미술을 조명해온 전시이다. 휘트니 비엔날레는 1993년 비디오 아티스트였던 고(故) 백남준 작가의 지원으로 서울에서도 개최된 바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