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갤러리에서는 8월 25일부터 10일 15까지 “몸짓하는 표면들”전을 개최해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현주소를 몸짓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본다. 전시에는 강동주(b. 1988), 로와정(정현석, 노윤희, b. 1981), 윤지영(b. 1984), 이혜인(b. 1981), 전명은(b. 1977) 총 다섯 작가들의 회화, 조각, 스케치 등 다양한 작업이 선보이고 있다.
“몸짓하는 표면들”전은 오늘날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작업 안에 깃든 수행적 태도와 거기에 대한 미학적 가치를 살펴보는 전시이다. 특히 창작 과정에서 작가의 몸짓이 작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서 나아가 전시장에서 관객이 작품과 맺는 관계까지 살펴본다.
전시에서는 작가의 신체, 그리고 그 신체의 행위와 궤적을 따라 이미지를 읽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시는 작품의 표면에서 벗어나 새롭고 다양한 관점에서 작품의 이미지를 바라볼 수 있도록 관객을 초대하여 또 다른 몸짓으로 확장되길 기대한다.
이혜인 작가는 눈앞의 경치를 화면 위에 재현하는 작업을 한다. 스튜디오 공간에서 벗어나 통제할 수 없는 환경에 자신의 신체를 노출하여 거기서 겪는 모든 충돌과 화합의 과정을 캔버스로 옮겨 내는 작업이다. 이혜인 작가가 그리는 풍경은 작가의 신체에 대한 방증이다. 캔버스에는 몸으로 체험한 공간을 담고, 작가는 그 기억을 내포해 관객들에게 그 시공을 제시한다.
2인이 한 팀을 이루고 있는 로와정은 다양한 매체를 다루는 듀오이다. 이들은 특정 매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주변의 환경과의 관계성에 집중하는 작업을 한다. 로와정이 선택한 매체는 전시장 안에서 그 주변 환경을 작품으로 아우른다. 이번 전시에서는 캔버스를 탁구대로 활용해 두 작가가 물감이 묻은 탁구공을 주고받는다. 이를 통해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시각화했다.
강동주 작가는 주로 종이와 연필, 두 가지 재료만을 사용하여 주변 환경을 화면에 담아 낸다. 독특한 점은, 작가가 이곳저곳을 다니며 경험한 시간과 공간의 ‘관계’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신체적인 경험을 내면화하여 이를 반복적 행위를 통해 작품으로 표출하고 과거의 시간과 장소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 준다. 따라서 그가 담아낸 풍경은 추상적인 동시에 시적이기도 하다.
윤지영 작가는 어떤 상황을 마주할 때 이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태도를 조각으로 표현한다. 특히 눈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분명하게 존재하는 다양한 믿음 체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이것이 신체적으로 드러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작가는 어떤 현상의 이면을 강조하기 위해 작품의 부피를 변형하거나, 영상과 조각 작품을 함께 놓아 실제와 믿음의 차이를 보여 주는 방식으로 내면을 시각화한다.
사진 작업을 주로 하는 전명은 작가는 한 피사체를 붙잡아 주변 상황과 환경을 담아 낸다. 그리고 어느 순간이 이뤄지기까지의 상황을 공감각적으로 포착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갖가지 음향을 만드는 폴리아티스트나 아마추어 천문가처럼 시각을 넘어선 감각에 도달하고자 사용하는 도구를 촬영한 초기 사진 연작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도구를 활용하는 신체와 도구를 통한 감각의 확장을 보여 주며, 주체와 도구의 관계를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