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조선은 이호억 작가의 개인전 “범람정원 氾濫庭園”을 12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이호억 작가는 ‘자연에서 마주한 내면의 표정’을 수묵화로 표현한다. 그는 지필묵을 챙겨 섬과 숲으로 나가 사생수묵을 그린다. 인적이 없는 곳에 스스로를 고립시켜 외부로 향했던 작가의 시선을 자연을 거울삼아 내부로 돌린다. 식물의 뿌리에서 마치 피가 뿜어져 나오는 듯한 이미지는 개인이 집단에서 떨어져 나왔을 때의 고통과 집단 의식의 모순을 형상화하며, 구름을 통해서는 ‘시간성’과 ‘움직임’, 그리고 더 나아가서 ‘살아 있음’에 대한 감각을 표현한다.
작가에게 있어서 현대 사회는 디지털 식민지이다. 끊임없이 범람하는 정보로 인해 현대 사회에서는 온전히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가 없다. 한국 사회의 전체주의와 민족주의 또한 개인으로서 자기 자신을 마주하기 어렵게 만든다. 자연을 마주한 작가는 창작자의 자아를 강조하다 못해 온전히 고립되어 되레 범람하는 자기 자신의 풍경을 그린다.
이호억 작가는 복합문화공간 EMU(서울, 2019), 갤러리조선(서울, 2018), 대한민국예술인센터(서울, 2016)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성남큐브미술관(성남, 2019), 학고재 갤러리(서울, 2017), 금천예술공장(서울, 2017), 한원미술관(서울, 2012)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또한 OCI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제주시립 우도 창작스튜디오, 국제전남수묵비엔날레 창작스튜디오의 입주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