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grange Point“ Installation view at Gallery Baton ©Gallery Baton

갤러리 바톤(Gallery Baton)에서는 현재 김상균(Kim Sang Gyun b. 1967)과 수잔송 (Suzanne Song b. 1974)의 2인전 “라그랑주 점(Lagrange Point)”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전시 제목의 ‘라그랑주 점’은 공전하는 두 개의 천체 사이에서 중력과 위성의 원심력이 상쇄되어 실질적으로 ‘무중력 상태’(중력 상쇄 지점)를 만들어내는 평형점을 말한다.

전시는 이런 용어에서 착안해 조각의 범주 안으로 건축물의 일차적 특질을 끌어들여 조형 작업을 하는 김상균 작가와, ‘공간’을 인식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생각해 회화의 기본적인 조형요소를 변주하며 작가만의 매체를 통해 환영적으로 재현해 온 수잔송 작가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조망한다.

김성균 작가는 현대 도심에서 근현대 역사를 환기하는 건축물을 주제로 조각과 부조 등을 전시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과거와 현대 건축물의 구조가 혼합되어 있는데 제국주의풍 파사드(façade)를 차용해 축소된 크기의 콘크리트 패널로 생성 후 다시 최소 단위로 분할하고 조합하는 방식은 고부조(high relief)와 저부조(low relief)가 혼용된 독특한 형태를 갖고 있다.

수잔 송 작가는 회화의 기본적인 요소인 색, 질감, 형태를 변주해 미묘한 아름다움을 형성한다. 작품은 대부분 평면이지만 특수 제작한 캔버스 안에 적절한 균형비로 자리한 조형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연출해 나타난 착시 현상을 통해 작품들은 입체 같이 보이기도 하며 활기를 부여한다.

‘라그랑주 점’이 두 천체 사이의 중력이 상쇄되는 지점을 나타내듯이 전시에서는 두 작가의 작품이 어떠한 방식으로 각자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침범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보여주면서도 둘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와 조화를 어떠한 방식으로 형성하는지 또한 주목해볼 지점이다.

전시는 5월 20일까지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