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508은 “마크 브뤼스: 구름 속에 살다”를 2월 2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마크 브뤼스가 1998년 부여조각 심포지엄에 참가한 이후 25년만에 다시 찾은 한국에서 최근 평면작업을 처음 선보이는 전시이다.
조각가이자 화가이며 설치미술가인 마크 브뤼스는 작품의 일시성과 이벤트성에 관심을 가지고 1960년대 누보레알리즘 운동의 중심 작가로 활동해왔다. 동양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과 일본에 체류한 적이 있으며, 전세계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면서 아상블라주, 콜라주, 세라믹, 회화 등 다양한 형태의 창작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적 체험을 작업으로 승화시킨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마크 브뤼스의 회화 작업은 물을 먹인 캔버스에 마른 파스텔을 사용하여 색의 번짐 효과를 극대화해 고대벽화에서 우러나오는 템페라 기법을 응용한 것이 특징이다. 동화 속 이미지와 같은 그의 회화는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폐기물을 합성하여 만들어내는 아방가르드 오브제 조각 작업과는 사뭇 다른 작가의 감성적 평면작업을 볼 수 있는 전시이다.
마크 브뤼스는 1937년 네덜란드의 소도시 알크마르에서 태어났다. 네덜란드 아른험 미술학교에서 공부한 후 파리로 건너가 나무로 된 오브제 작업을 시작으로 파리에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당시 평론가 피에르 레스타니가 이끄는 프랑스 아방가르드 미술운동 누보 레알리즘에 합류하면서 제2회 파리 비엔날레에 참가하며 활발한 작가 생활을 이어갔다. 멕시코와 미국을 여행한 뒤에는 당시 전위 예술운동 플럭서스(Fluxus)그룹과 활동하였고 거리에서 행위예술을 하면서 전위음악가인 존 케이지와 협업을 하기도 하였다. 1970년대에는 환경예술에 심취하여 버려진 오브제로 아상블라주 작업에 몰두하였다. 1980년대에 이르러 회화작업에 눈을 뜨면서 감성적 색감의 다양한 평면작업을 병행하며 화가로서의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다. 그는 또한 1988년 서울 올림픽 공원 대형 조형물 설치작업을 위해 6개월간 체류하였다. 그의 평면작업은 프랑스 화장품 회사인 겔랑 재단이 대거 소장하여 파리 퐁피두센터 국립미술관에 기증함으로써 재조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