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Solid but Fluid" ©UARTSPACE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리드하는 유아트스페이스에서는 11월 21일부터 12월 22일까지 홍성철 작가의 〈Solid but Fluid〉전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뉴욕이나 런던 등 해외 전시활동 이후 7년만에 갖는 국내 개인전으로서, ‘손’이라는 주제를 통하여 소통의 의미를 표현한 작품들과 최근에 제작한 신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Installation view of "Solid but Fluid" ©UARTSPACE

홍성철의 작품에는 ‘손’이라는 대상이 자주 등장한다. 또한 그의 작품에 사용되는 ‘줄(String)’들은 서로를 이어주는 상징적 매개체로서, 특히 여러 겹의 탄성줄로 이루어진 그의 작품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맺는 수많은 인간관계를 나타내기도 하며, 이 모든 줄이 합해져서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듯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독립된 자아를 의미하기도 한다.


Installation view of "Solid but Fluid" ©UARTSPACE

이번에 전시되는 ‘String_hands_0718’이나 ‘String_hands_5481’을 보면, 그 두 손을 등 뒤로 맞잡은 모습이 마치 무언가를 놓치고 싶지 않아 꽉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잡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맞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등 뒤로 보여지는 어색한 두 손을 통하여 작가는 완벽한 관계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러한 부재를 받아들이면서 나 자신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때 비로소 우리는 어깨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Installation view of "Solid but Fluid" ©UARTSPACE

천이나 구슬고리 등의 소재를 사용한 작품들은 관계의 복잡한 면모를 좀 더 잘 보여주고 있다. ‘Strings_0473’의 흰색 구슬들은 하나의 연결된 줄에 촘촘히 엮여서 절대 끊어질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서로 엉켜 있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구겨진 보자기의 이미지로 만든 ‘String_folds_6053’은 때론 견고하지만 유동적이기도 한 인간의 현실과 상황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Installation view of "Solid but Fluid" ©UARTSPACE

동시대 사회는 인터넷과 무선통신의 발달로 인하여 실시간 교류를 통해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서로가 좋음에도 그 관계를 끊어야 하거나, 서로가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끈끈히 그 관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따라서 사람들은 관계의 진정성과 상관없이 자신만의 가면을 쓰고 거짓된 자아를 연기하며 또 다른 ‘나’로 살아가기도 한다.


Installation view of "Solid but Fluid" ©UARTSPACE

이처럼 작가는 바위처럼 단단하기도 하고 파도처럼 유동적이기도 한 현실 속에서 완벽한 관계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서로 다른 각각의 상황속에서 소통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고, 진정한 ‘나’를 어떠한 시각으로 드러내고 바라봐야 하는지를 이번 전시작품들을 통하여 잘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