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민 개인전 "우리가 만든 도시 : We built this City" 2021년 10월 24일까지 갤러리 진선에서 개최 - K-ARTNOW
박찬민 (b.1970) 대한민국, 서울

박찬민(b.1970)은 고려대학교 독문과를 졸업(1997)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2008)했다. 이후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사진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2011)했다.

'친밀한 도시', '블록', '도시'

개인전 (요약)

작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하게 도시 공간과 거주 환경에 대한 사진을 찍고 있다. 2008년 갤러리 룩스(서울, 한국) 신진작가 지원 공모에 선정되며 첫 개인전을 개최했다.

영국 유학 후 귀국하여 2013년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파주, 한국)와 갤러리온(서울, 한국)에서 전시했고, 2015년 일우스페이스(서울, 한국)에서 일우사진상 수상 기념전을 가졌다. 현재(2022)까지 아홉 차례의 개인전을 진행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2021년 갤러리 진선(서울, 한국)에서 전시 《We Built This City》를 선보였다.

그룹전 (요약)

캐나다재외한국문화원(오타와, 캐나다), 대구문화예술회관(대구, 한국), 서울시립미술관(서울, 한국), 스페이스K(대구, 한국), 서울역사박물관(서울, 한국), 주영한국문화원(런던, 영국), 동강사진박물관(영월, 한국) 등에서 전시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제1회 KT&G SKOPF 올해의 작가(KT&G 상상마당, 한국)로 선정되었으며 제6회 일우사진상 전시 부문(일우재단, 한국)을 수상했다.

작품소장 (선정)

국립현대미술관(과천, 한국), 일우재단(서울), 대구미술관(대구, 한국), 고은사진미술관(부산, 한국), 서울시립미술관(서울, 한국), 소버린예술재단(홍콩, 중국)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주제와 개념

조망하는 행위는 나무보다는 숲을, 세부보다는 전체를 보기 위한 시도이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도식화된 구조를 발견하기 쉬워진다. 박찬민의 사진은 도시의 구조를 탐구하고, 도시 공간과 도시인의 삶의 본질을 포착하는 작업이다.

“모든 도시에서 개인은 도시 안에 어떤 공간이 구축됐는지 알아야 비로소 자신의 삶의 색깔을 알 수 있다.”

박찬민의 여러 사진 연작들은 그 소재와 형식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도시의 건축물들을 화면에 담고 그래픽 프로그램을 사용한 후반 작업을 거쳐 완성된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아파트의 상호나 건물 외벽의 창문 등, 이미지 안의 특정 요소들을 제거한다. 공간 정보의 일부를 소거함으로써 촬영한 사진을 맥락화하는 전략을 통해 자신의 문제의식을 은유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도시 전체의 풍경은 전체적인 인상과 함께 도시의 구조를, 그리고 도시 사람들의 집합적인 삶의 모습을 뭉뚱그리고 압축하여 보여준다. 자연과 도시의 실재가 남겨져 있기에 여전히 어느 정도 사실적인 사진으로 보이지만, 관람자는 작가가 가한 변조의 흔적과 영역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작가가 무엇을 지웠는지, 그리고 무엇을 지우지 않고 남겨두었는지 관찰함으로써 작품의 의미를 능동적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작가는 도시 풍경을 사실적으로 촬영하고 현실의 일부를 지워나가는 작업을 통해 도시의 외피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 저변에 깔린 욕망의 구조를 드러낸다. 그의 사진은 도시 공간의 보편적인 본질을 가시화하는 한편 획일화된 도시적 삶에 대한 경각심을 조심스럽게 환기한다. 동시에 작가는 작품 전반에 걸친 중립적인 시선을 유지함으로써 도시에 대한 관람자들의 서로 다른 해석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형식과 내용

작가는 아파트 단지에서 낙후된 다세대 주택으로 이사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 한국의 주거 문화와 그 부산물인 사회 문제들에 대해 관심 가지게 되었다. 주거 공간에 대한 첫 연작 ‘Intimate City’(2007~2009)는 희뿌연 연무 속 아파트가 즐비한 도시 풍경을 높은 곳에서 조망했다. 상호가 지워진 아파트들의 서로 다를 바 없는 외양은 천편일률적인 도시의 모습을 만들어 낸다.

이후 에든버러에서의 유학 시기에 작가는 한국의 아파트와 스코틀랜드의 공동 주택을 비교하여 연구했다. ‘Blocks’(2010~ ) 연작부터 작업에서 건물 외부의 수직면이 지워지기 시작한다. 작가는 공동 주택의 창과 발코니를 없애고 전체가 꽉 막힌 초현실적인 덩어리로 만들어버렸다. 어떠한 소리가 새어 나오지 않고 안에서도 외부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 같은 건물은 창고나 컨테이너와 다를 바 없이 익명적인 공간, 소통이 존재하지 않는 죽은 공간이 된다.

한편 ‘Untitled; The Level of Deception’(2012~2014) 연작에서는 반대로 건물만 남기고 배경을 지운 유럽 도시들의 사진을 통해 맥락이 삭제된 도시 공간의 인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Urbanscape; surrounded by Space’(2012~ ) 연작은 바짝 다가와 있는 건물들의 입면이 겹겹이 둘러싸여 기하학적인 풍경을 만들어냈다. 건물의 표면이 매끈할수록 그 안에 있을 사람들의 호흡이나 생활감을 느끼기는 어려워진다.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삶의 장소를 바라보는 박찬민의 시선은 아파트로부터 점차 확대되어 도시 공간 전체를 향한다. ‘Cities’(2015~ )는 높은 장소에서 서울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도시들의 중경을 내려다본 사진 연작이다. 장난감 모형처럼 추상화된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도시의 사진은 어딘가 이질적이다. 작가는 건물들의 입면을 편평한 무채색의 색면으로 단순화하여 공간을 구성하는 선과 면을 강조했다.

박찬민의 작품 앞에서 관람자는 수직으로 빽빽한 고층 건물이 치솟은 서울의 도시 구조와 함께 현대 사회의 어느 나라에서나 쉽게 발견되는 도시의 보편화한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익명화된 도시 전체, 건물이라기보다 벙어리가 된 듯 기능을 상실한 구조체 같은 것들을 맞닥뜨린다.

지형도와 지속성

공간의 정보가 지워져 있지만 지형과 인상, 특징적인 건물들의 스카이라인, 물줄기나 도로의 흐름 같은 것으로 관람자는 박찬민의 사진에 찍힌 장소를 이내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그곳이 어디인지 확인하고 각 도시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박찬민은 자신의 작품에서 다양한 건축물과 여러 도시의 모습을 두루 포착하고 있지만, 작업의 목적은 이들의 특별한 유형학적 차이를 보여주는 데 있지 않다. 박찬민이 바라보는 도시는 그 지명과 사소한 디테일에 차이가 있을 뿐 동질적인 공간이다. 용적률과 경제성이 지배하는 현대 도시는 인간의 삶의 모습까지도 표준화하여 대량생산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이 생각하는 도시의 이러한 본질을 표현하기 위해, 중립적으로 촬영된 이미지에 후반 작업으로 변조를 가했다. 역사성을 지닌 사건의 현장을 포착하거나 특정한 장면을 연출하는 방식과 달리, 보다 회화적인 어법을 사용하여 새로운 맥락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사진에서 도시는 다소 추상적인 형태로 시각화된다. 양식화된 추상회화가 구성만을 조금씩 바꾸어가며 기본적인 특질을 반복하는 것처럼, 도시도 비슷비슷한 모양으로 그 수와 영역을 늘려나간다. ‘현실에 기반을 두되, 현실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표현의 도구’로서 사진을 활용하는 작가의 작업은 새로운 현대 사진의 한 유형을 보여준다. 우리가 만드는 내일의 도시, 그리고 박찬민이 제시할 내일의 사진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까.

박찬민 개인전 "우리가 만든 도시 : We built this City" 2021년 10월 24일까지 갤러리 진선에서 개최
갤러리 진선

Poster Image of "We built this City" ©Gallery Jinsun

현대 도시의 실제모습을 도식화된 디자인처럼 초현실적으로 보여주는 박찬민 작가의 사진전이 10월 1일부터 24일까지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진선에서 열린다.
 
작가는 도시에 태어나 도시를 보고 자라나면서 증식되고 확대되는 도시구조에 관심을 갖으며 그 본질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의 초창기 작업< Blocks >은아파트, 작은 건물들의 창과 문, 이름 등 실체를 알 수 있는 껍데기를 지워 점, 선, 면의 모습으로 도시를 다시 재해석했다.
 
이어 작가의 관심은 각각의 건물에서 도시 빌딩숲< Urbanscape: 공간의 포위 >으로 더 다양한 도시권으로 확장, 확대된다. 대도시의 풍경< Cities >은 그만의 독특한 구조적 형태를 확연하게 드러내는데, 모든 도시는 표피의 디테일이 지워진 채 건물들의 육중한 매스로만 남겨져, 마치 도시 조감도를 바라보는 느낌을 들게 한다.
 
서울, 부산, 홍콩, 도쿄 서로 다른 나라, 다른 도시지만 디테일 없이 매스만 남은 도시는 어디가 어디인지 잘 구분되지 않고, 비슷한 인공 풍경의 거대한덩어리로만 존재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과감해지고 내밀해진 관점으로 ‘도시가시간의 조각품’ 이라는 증폭된 해석을 보다 넓게 펼치고 있다. 박찬민의 도시풍경은 건물, 산, 바다, 강, 도로, 다리, 고가도로, 조경 모두를 아우르는 도시 파노라마로 확장,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We Built this City, 우리가 만든 도시 > 제목에서 알 수있듯이 작가는 도시 파노라마를 통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 충돌,경쟁, 절충의 산물로서 결국 ‘도시는 우리가만든 거대한 인공 집합체’임을 그의 조형적 언어로 관람객에게 말하고 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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