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2005년 갤러리 세줄(서울, 한국)에서 열린 그룹전 《Funny Funny Ⅳ》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아트스페이스 휴(서울, 한국)에서 열린 개인전 《파압아익혼:波狎芽益混》 전에서 한국화와 대중문화의 아이콘을 결합한 ‘한국형 팝아트’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마이클 잭슨의 초상 연작, 할리우드 영화의 악당이나 풍경, 유명 브랜드의 로고 등을 소재로 현대 사회의 초상과 대중문화의 상징을 다루는 작업을 지속했다. 2014년 개인전 《PINE TREE》(2014,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서울, 한국)에서 소나무를 중심으로 고전 동양화의 소재, 기법, 형식과 언어를 변주한 작품으로 작업의 변화를 꾀했다.
2021년 개인전 《이른 봄》(페리지 갤러리, 서울, 한국)에서는 10폭으로 이루어진 산수화를 전시하여 새로운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그룹전 (요약)
국립현대미술관(서울, 한국), 서울시립미술관(서울, 한국), 두산 갤러리(뉴욕, 미국), Aando Fine Art(베를린, 독일)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수상 (선정)
2015년 제 15회 송은미술대상(송은미술재단) 대상, 2017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화체육관광부)을 수상했다.
작품소장 (선정)
작품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서울, 한국), 서울시립미술관(서울, 한국), 대구미술관(대구, 한국), 송은문화재단(서울, 한국) 등이 있다.
주제와 개념
손동현은 동아시아 회화가 추구해온 가치들의 현대적 의미를 탐구한다. 이를 위해 현대 대중문화에서 찾은 소재를 동아시아의 전통화 양식으로 그린 작품을 선보여왔다. 특히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주제인 ‘영웅과 악당’ 신화를 중심으로 인물화를 전개해왔다.
학부 시절부터 이어진 그의 초기 작업은 할리우드 영화의 대표적인 영웅과 악당 캐릭터, 마이클 잭슨과 같은 대중문화 스타를 전통 초상화 형식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다양한 브랜드의 로고를 문자도로 재해석하기도 했다. 이는 서구 문화의 단면을 전통 동양화법으로 그림으로써 소재와 형식의 대비를 통해 현시대를 풍자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재하는 인물의 정신성을 포착하여 시각화하는 손동현의 초기 인물화는 2014년 개인전 《PINE TREE》를 기점으로 동아시아 문인화의 화제(畵題)를 새로운 캐릭터로 창작하는 작업으로 확장한다.
이는 다시 수묵, 글과 그림의 관계, 사군자 등 동아시아의 회화론 전반과 연결되는데, 개인전 《Ink on Paper》 (2015, 갤러리2, 서울, 한국)와 《Ink on Paper Ⅱ》 (2020, 갤러리2, 서울, 한국)의 전시에서 동양화의 주요 매체와 색채 그리고 표현방식에 관한 탐구로 나아간다.
손동현의 작품 전반이 인물화라는 틀 안에서 전개되기는 하나 ‘island’ 연작(2010)과 ‘battlescape’ 연작(2013)에서부터 ‘이른 봄’ 연작(2021)에서 볼 수 있듯 산수화의 재해석도 그의 주요한 작품의 축을 이룬다. 문자 혹은 언어를 향한 손동현의 관심이 초기 문자도와 음차를 이용한 표제에서부터 드러난다.
일례로 그는 2010년부터 연작의 로고나 개인전의 현판을 문자로도 제작했다. 《Ink on Paper Ⅱ》 전시에서는 문자도를 인물화 안으로 끌어들이는 시도를 한다. 이와 더불어 ‘묵’의 영어 표기인 ‘잉크’에 주목하고 다양한 쓰기 매체를 사용하여 이미지와 문자, 그리기와 쓰기의 관계를 탐구한다.
이렇듯 손동현의 시선은 실존했던 혹은 볼 수 있는 인물에서 점차 비가시적인 흐름과 의미로 이동한다.
형식과 내용
손동현은 작가로 데뷔한 2005년 이후 지금까지 동아시아 전통화의 방법론을 재해석해 창작을 이어왔다. 따라서 전통 채색화와 수묵화의 기법과 재료를 기본으로 하지만, 최근에는 캘리그라피 잉크와 아크릴 잉크, 형광 안료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재료를 실험하고 있다. 분무, 탁본, 배채법, 그래피티, 만화의 말풍선 사용 등 기법 에서도 변화를 추구한다.
한편 작품을 담는 화면에서도 인물의 전신을 담고 정면성을 강조하는 화판 표구뿐만 아니라 병풍이나 대형 캔버스, 족자, 부채, 화첩, 두루마리에 그림을 그려 설치하는 등 전시 연출을 다변화한다.
작가는 작품의 표현 방식에서 꾸준히 새로움을 모색하지만, 작품 제작 과정에서 변치 않는 기조가 있다면 바로 레퍼런스의 사용이다.
과거부터 축적되어온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가져오는데, 조선시대 어진이나 산수화, 문인화, 서예와 같은 동아시아의 고전 작품부터 팝, 코믹스, 망가에 이르기까지 그 출처가 무궁무진하다.
지형도와 지속성
손동현은 동아시아 전통회화와 대중문화 어법의 접목으로 데뷔 초 한국화의 위기 속에서 파격적인 대안을 들고나온 참신한 동양화가라는 평을 받았다. 팝아트의 계보에서 소위 한국형 팝아트의 대표주자로 손꼽히기도 했다. 현대 미술에서 다소 소외되어온 초상화에 대중이 친숙한 이미지를 결합하여 얻은 대중적 인기도 여전하다.
손동현의 작품은 문화사나 미술사적으로 유의미한 동아시아 회화의 개념과 매체를 현재 시점으로 소환하여 조명하고 실험하며 국내외 미술사 안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해가고 있다.
요코하마, 베이징, 뉴욕, 베를린 등 다수 해외 그룹전에 참여하였으며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연계 특별전으로 아시아 작가들을 소개한 《Future Pass》 (Abbazia di San Gregorio, 베니스, 이탈리아)에 초대되었다. 2012년에 독일의 Aando Fine Art에서 개인전 《Where Evil Dwells》를 열기도 하였다.
제10회 아트부산(2021)에서는 한국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현대미술가 10인의 그룹전 《아트악센트(Art Accent)》를 기획 하였다. 이 전시에서 손동현은 자신이 가진 ‘전통의 계승, 전통의 현대화’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 아시아 미술의 역사에서 문제의식을 찾아 자기 작업으로 이루어 나가는 작가들을 소개하였다.
그의 작품세계가 드러내는 주요한 문제가 비단 개인의 것, 한 때의 이슈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 셈이다.
Museum_Exhibition
“다시 그린 세계: 한국화의 단절과 연속” 2023년 1월 8일까지 일민미술관에서 개최
2022.11.07
A Team
Exhibition view of "Korean Traditional Painting in Alter-age" at the Ilmin Museum of Art, Seoul (October 28, 2022 ─ January 8, 2023). Courtesy of the Ilmin Museum of Art.
일민미술관에서는 한국화를 동시대 미술의 한 장르로서 살피는 전시 “다시 그린 세계: 한국화의 단절과 연속”을 2023년 1월 8일까지 개최한다.
한국 미술사의 역사적 인물 22인의 작품과 함께 전통적 기법과 주제를 활용하여 2000년대 이후 작업을 시작한 동시대 작가 13인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통 미술은 근대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1950년대 이후 한 장르로서 제안되기 시작해 1980년대 초반에 자리 잡았다. 이러한 한국화는 해방 이후 특히 강조되었다.
근대화가 되어가던 시기에 식민 문화의 청산과 민족 정체성의 확립과 같은 열망이 한국화 담론에 투사되었다. 이러한 흐름을 통해 한국화는 한국만이 갖는 특수한 지역성을 지닌 모더니티로 거듭났다. 하지만 오늘날 민족성 회복에 대한 열망이 가라앉으며 한국 현대 미술은 또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다양한 문화의 혼성이 이뤄지고 있는 오늘날, 일민미술관에서는 현재 한국화의 기반인 전통이 동시대 미술에 어떠한 방식으로 연속되고 있으며 동시에 어떠한 모습으로 단절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동시대 미술 작가로는 노한솔(b. 1991), 로랑 그라소(b. 1972), 문주혜(b. 1995), 박그림(b. 1987), 박소현(b. 1993), 박웅규(b. 1987), 박지은(b. 1990), 배재민(b. 1992), 손동현(b. 1980), 이은실(b. 1983), 정해나(b. 1985), 최해리(b. 1978), 황규민(b. 1994) 작가가 있다.